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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대중성 모두 잡은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완성도·대중성 모두 잡은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엑스트라 연대기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이낸셜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주관의 우수 신작 발굴을 위한 지원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된 작품들이 3월에 첫선을 보인다.

올해로 15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 2022년 5월,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6개 장르에서 총 28개 작품을 선정했고 선정작들은 1월부터 4월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나게 된다.

2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연극 ‘엑스트라 연대기’, 연극 ‘하얀 봄’, 창작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무용 ‘더로드(The Road)’, 창작 오페라 ‘사막 속의 흰개미’, 창작 오페라 ‘피싱’은 번뜩이는 상상력과 창작성을 바탕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며 대중성까지 사로잡을 예정이다.

시대의 엑스트라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러 지점을 다룬 이야기 연극 ‘엑스트라 연대기’는 일제강점기 독립군 하나가 만주 대신 조선에 남아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을 빠짐없이 기억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시작된다. 독립군은 나무 전주 꼭대기를 점거하고, 이후 수많은 사람이 그의 뒤를 따른다.

특정한 영웅이 아닌 탄약고를 점거한 병장, 화장실을 점거한 어용노조원, 고해실을 점거한 가톨릭 신자, 옥탑방에 틀어박힌 대학생, 공장 지붕에 모인 노동자, 개발을 막으려고 나무 위에 올라간 활동가 등 엑스트라들이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치열한 투쟁들을 그려낸다.

완성도·대중성 모두 잡은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는 8일부터 5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하는 창작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발칙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1796년 4월 영국 런던에서는 최고의 스캔들로 불리는 셰익스피어의 미공개 작품 ‘보르티게른’에 대한 위작 논란이 일어난다. 그 중심에는 세간의 인정을 못 받는 윌리엄 사무엘과 그의 아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가 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거짓말 덕분에 세상의 찬사와 아버지의 칭찬을 받게 된 헨리는 미지의 신사 H씨와 함께 점점 더 진짜 같은 가짜 만들기에 깊이 몰두한다. 서로 다른 ‘윌리엄’들이 반복되는 재미, 인물들의 욕망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무대미술 등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연극 ‘하얀 봄’은 1990년대 초반 혼란과 폭력의 시기에 함께 대학을 다니며 우정, 혹은 그 이상을 나눴던 두 여성의 이야기다. 이들은 서로에게 끌렸지만, 호감과 친밀함을 다 나누지 못하고 헤어져 각자 다른 삶의 길을 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서로 다른 위치에서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두 사람이 함께 꾸었던 꿈과 달랐던 점을 그려낸다.

정치적인 암울함과 서태지를 필두로 감각적인 격동이 함께 했던 시기인 1990년대를 배경으로, 색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청춘들을 주목했다. 최진아 작가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실재하는 미묘함과 기이함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예술과 일상에서 오늘의 삶을 사색하고 사람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않는 예술가이자 안무자 미나유가 신작 무용 ‘더로드(The Road)’를 선보인다. 예측 불가능하게 급변하는 세상 속 우리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는 현실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은 무엇이 꿈이고 현실인지 확실하지 않은 삶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마음과 자연의 풍경을 재해석해본다.

미나유 안무가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시각적 자극을 유도하여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갖는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른다.

완성도·대중성 모두 잡은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하얀 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5일과 26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공연하는 글로벌아트오페라단의 오페라 ‘피싱’은 외로운 우리의 인생을 그려낸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어느 날 주인공 동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오며 시작되는 작품은 회사에서 믿음직스럽고 존경받는 상사이자 최고의 아빠인 그에게 한 편의 동영상을 볼모로 협박이 이어진다.

다소 무거운 사회문제를 소재로 했지만 유머러스한 풀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은유적으로 비판하는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빠른 극적 전환과 밀도 넘치는 음악 요소를 통해 대중성을 높였다.

1997년 창단되어 8명의 전문 성악가로 이루어진 현대성악앙상블이 새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오페라 ‘사막 속의 흰개미’는 내가 가장 부정했던 것이 어쩌면 나를 지탱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의 주요하게 등장하는 흰개미는 욕망과 폭리 밑에서 피해와 억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작품은 희곡 원작을 오페라로 재창작하면서 연극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축약하는 동시에 주인공 석필의 마음을 대변하는 독백인 아리아를 추가했다. 또 음악적 구성을 최대한 간결히 구조화하고 대사와 음악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조하여 듣기 쉬우면서도 기억에 남는 음악을 탄생시켰다. 24일과 25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공연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