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투자비용 분담해야"
넷플릭스 "이중과금… 반대"
전문가 "열린 대화·협상 필요"
【파이낸셜뉴스 바르셀로나(스페인)=김준혁 기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망 사용료에 대한 논의도 뜨거웠다.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를 대표하는 통신사들은 빅테크로 트래픽이 급증해 인프라 투자가 증가한 만큼 콘텐츠제공사업자(CP)도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표적 CP사인 넷플릭스는 '이중과금',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을 통한 기여 등을 언급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등 글로벌 이동통신 단체는 MWC 2023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망 공정성 확보를 통한 글로벌 디지털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바르셀로나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경 GSMA 동북아 대표는 "한국도 유럽도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통신사업자들의 수익이 조금 올라가면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비용도 올라간다"며 "48%에 달하는 트래픽이 LTO(대용량 트래픽 오퍼레이터)한테서 나오고 있다. 공정하게 이 비용을 바탕으로 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선 '망이용대가'라고 하는데 앞으로 이를 용어적으로 'Fair Contribution(공정한 기여)'으로 바꾸면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CEO는 MWC 기간 키노트 연사로 참여해 망 사용료 부과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재 넷플릭스는 콘텐츠 네트워크 생태계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더한 인프라 투자비용 부과가 콘텐츠 생태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학 KTOA 부회장은 "국내외 대부분의 CP는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는 통신사, 최종사용자, CP 사이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시장지배를 통해 발전해 왔다"면서 "그러나 소수의 대형 CP는 우월하고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협상조차 거부하고 있다. 대형 CP와 ISP 간 원만하고 자발적인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당사자 간 신의성실에 입각한 협상과 정산을 하면 가장 좋다"면서도 "자신의 시장지배력, 구매력, 여론형성능력 등을 이용해 대가 지불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에 참석한 리즈 퍼 ETNO 사무총장은 "통신사와 빅테크 간의 현재 관계가 불균형하다"며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약 50%를 차지하는 소수의 빅테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4억5000만명의 모든 유럽인에게 포괄적인 5G와 광섬유 네트워크가 도달할 수 있도록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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