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하이브 재반격 기대? 카카오 공개매수가 넘어선 SM 주가

SM 주가 5.9% 올라 15만8500원
하이브 2차 매수 검토 소식에 급등
"주당 15만원에 지분 35% 확보"
카카오 공개 매수 ‘빨간불’ 켜져

하이브에 이어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시작한지 이틀 만에 공개매수가격(15만원)을 넘었다.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이브 전철…카카오 공개매수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88% 상승한 1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공개매수에도 빨간불이 벌써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6일까지 1조2500억원을 투입해 주당 15만원을 주고 에스엠 지분 35%(833만3641주)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하이브의 공개매수도 시장가격이 공개매수가격(12만원)을 웃돌면서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능 마지막 날(2월 28일) 에스엠의 주가(종가 기준)는 12만7600원이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직전 9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공개매수 시작 4일 만에 12만원을 넘어섰다. 공개매수가 가능했던 13거래일 가운데 10거래일 동안 12만원을 웃돌았다.

결국 하이브는 갤럭시아에스엠의 양도 물량(23만3813주)을 제외하고 단 4주를 확보했을 뿐이다. 에스엠 지분으로는 0.98%에 해당하는 것으로 목표치(25%)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카카오가 발표한 공개매수가격에 대해 증권가는 "낮은 가격이 아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가격은 SM의 기업가치를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900억원)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40배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가 2021년 전성기 당시 인정받았던 PER가 45배임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가격"이라고 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도 "카카오가 15만원까지 공개매수가격을 써낸 것을 보면 인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브의 반격' 기대감 주가↑

투자자들은 또 다른 기대감을 갖고 에스엠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이브의 반격'이다. 하이브가 1조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하고 있으며, 18만원에 다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하이브가 추가로 공개매수를 실행할 경우 주당 최고 16만원까지 부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용 현금은 1조1000억원 규모"라며 "지난해 4·4분기 영업현금흐름, 1·4분기 신규 차입금(3200억원)을 더하면 1조원 후반대가 최대 자금동원 능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미국 힙합 레이블 QC미디어 인수자금을 빼면 에스엠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가능한 주당 가격은 16만원으로 계산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가 더 높은 금액에 공개매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박 연구원은 "하이브가 더 높은 금액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하이브가 추가로 공개매수에 나서면 자금이 넉넉한 카카오가 다시 한번 공개매수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쉽게 판단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