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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제일고 김인우 "끝까지 마운드에 서 있겠다"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파이낸셜뉴스]
광주제일고 김인우 "끝까지 마운드에 서 있겠다"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광주일고 김인우 선수. /사진=박범준 기자
경기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절대 포기란 없다. 광주제일고가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비록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덕수고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양상은 투수전이었다. 덕수고 선발 안정호와 광주제일고 선발 김동현이 4회까지 실점하지 않고 팽팽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균형을 깬 쪽은 덕수고였다. 5회 초 중전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간 선두타자 이선우가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포진했고 박준순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광주제일고 조윤채 감독은 즉시 움직였고 에이스 김인우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삼진 2개로 당장 불을 끈 김인우는 7회까지 매 이닝 2개씩 삼진을 솎아내며 도망가려는 덕수고의 발목을 붙잡았다.

마운드가 굳건히 버텨주니 방망이가 화답하기 시작했다. 광주일고는 7회 말 한정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자 희생번트로 3루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최대준의 1루 땅볼 타구가 홈으로 연결됐지만 한정민의 발이 이미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였다. 동점을 만든 광주제일고는 이어진 8회 말 공격에서 한정민의 극적인 역전 투런포가 터지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김인우는 투수에게 가장 어렵다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까지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인우는 이날 등판 상황에 대해 “비록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내가 마운드에 오른 이상 9회까지 무조건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한 구 한 구 전력으로 피칭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야수들이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어냈을 때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 김인우는 “정민이가 홈런을 쳤을 때는 다들 들떠 있다가 수비로 전환할 때 팀 동료들이 다들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면서 멋쩍어 하면서도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만큼 내가 막아내기만 하면 팀이 이긴다는 책임감도 같이 커졌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위기도 있었다. 9회 초 1사에서 덕수고 이선우가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성공하자 후속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날 경기 김인우의 첫 사사구. 하지만 김인우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타자를 연이어 우익수 뜬 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투수가 됐다. 4와 3분의 2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뿌리며 탈삼진 8개, 4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김인우는 “마지막에 조금 흥분돼서 힘이 들어간 모양이었는지 코치님이 올라오셔서 만약 점수를 주더라도 절대 안 바꾸겠다며 끝까지 믿어주셨다”면서 “가장 자신 있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무기로 올 시즌도 팀을 위해 책임감 있는 투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