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휩싸인 뉴욕증시… 은행주 폭락 우려
"대형-중소형 은행 상황 다를 것"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뉴욕 증시가 '검은 월요일'이 찾아올 것이라는 공포감이 절정에 달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사실상 파산하며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데다뉴욕의 시그니처은행마저 폐쇄 후 자산 몰수 절차에 돌입한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은행주의 낙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미국 은행주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KBW 나스닥 뱅크 인덱스'는 전주 대비 15% 넘게 하락하며 은행주의 낙폭을 키웠다. 이 지수는 SVB가 선언한 9일(현지시간) 7.7% 급락하며 2020년 6월 11일 9% 하락한 이후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시그니처은행과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팩웨스트 뱅코프는 10일(현지시간) 주가가 각각 22%, 14%, 37% 폭락했다.
SVB 매각작업이 순탄하지 않고 시그니처뱅크도 휴일에 자산 몰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다른 은행들도 SVB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경우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와 JP모간체이스로부터 700억달러의 자금을 긴급 수혈받아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으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가 폭락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뉴욕증시의 대형 은행주와 중소형 은행주의 주가 흐름이 확연하게 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보이고, SVB 파산과 시그니처은행의 자산 몰수 등 악재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전체 은행주, 특히 대형 은행들의 주가는 SVB 만큼 취약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JP모건, 웰스파고와 같은 대형 은행의 경우 SVB나 시그니처은행과 달리 고객 기반과 자금원이 훨씬 더 다양하고. 영업 기반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주 전체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는 비벡 준자는 "대형 은행의 경우 소형 은행보다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낮고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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