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격투기 단체 '블랙컴뱃' 대표인 검정(박평화씨)이 대회 때 실착했던 오픈 핑거. /옥션 플랫폼 컬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스포츠 선수들의 사인 물품들이 MZ세대에게 수백만원에 팔리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선수의 가치가 높아지고 선수 존중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랙컴뱃, 선수 실착 물품 경매…MZ세대에 호응
15일 경매 및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유명 선수의 당일 경기 사인 물품이나 희귀 상품 등을 경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의 주 연령층은 20~30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인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부쳐지면 하루도 안돼 물품이 수십만원에서 수백원까지 호가하며 낙찰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최근 개최된 국내 격투기 단체 '블랙컴뱃' 4번째 대회 참가 선수들의 사인 물품 경매는 완판 됐다.
희귀 수집품 옥션 플랫폼인 '컬렉스'는 해당 대회에서 선수들이 실착한 글러브 및 파이트쇼츠 등을 실시간 옥션으로 판매했으며, 선수 경매 물품은 수십만에서 수백만원까지 호가했다. 이는 국내는 물론, 해외 MMA 업계에서도 최초로 시도된 사례다.
블랙컴뱃 대표인 검정(박평화씨)이 1회 대회 때 실착했던 유니폼은 하루 만에 1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으며,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430만원에 최종 낙찰되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는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메시의 바르셀로나 마지막 시즌 친필 사인 유니폼 낙찰가인 580만원 다음으로 높은 가격인 셈이다.
경매 물품 수익의 일부는 해당 선수들에게 경기 외 추가 수익으로 지급돼 선수 복지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운동단체·협회도 경매 사이트 개설 움직임
이에 따라 다른 격투 단체나 구기 종목의 협회 등도 체계적인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프로야구팀 관계자는 "그동안 팬들이 선수 물품을 사겠다는 주문이 쇄도하면서 경매 물품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지를 고민했다"며 "구단이나 협회 차원에서 선수 사인 물품 경매 사이트가 곧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 업계는 과거에 비해 선수들의 사인 물품이 호가하는 데에는 '선수 존중 문화'가 한 몫 했다고 보고 있다. 체계적인 선수 양성 시스템을 통해 선수의 가치와 대우가 높아졌고, 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970~80년대처럼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있었고, 이를 무시하고 천대하는 풍토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현시대는 본인이 좋아서 운동하고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에 선수를 존중하고 그에 대한 가치를 사려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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