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3월은 무슨 달일까요? 개강 시즌? 봄의 시작? 다 맞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정기 주주총회’의 시즌이 와닿을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많은 주주들이 참석하기도 했어요. 다음 주에도 많은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지금부터 주주총회는 무엇인지, 어떤 걸 주목해야 하는지 알아 볼까요?
주주총회가 뭐죠?
주주총회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이 함께 모여 회사의 중요한 안건 등을 결정하는 자리를 뜻해요.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건 해당 기업의 투자자가 되었다는 의미이기에 경영자들과 함께 회사의 방향을 이야기하고 결정하자는 거죠.
주주총회에도 종류가 있어요. 정기 주주총회와 임시 주주총회에요.
정기 주주총회는 1년에 딱 1번, 결산기(통상 12월)가 끝난 3월~4월에 열려요. 반면 임시 주주총회는 필요할 때 수시로 개최돼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로 주주제안, 임원 선임, 배당, 재무제표 승인 등을 안건으로 논의해요. 반면 임시 주주총회는 등기를 변경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등 꼭 필요한 안건을 다루죠.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주총회 장면을 떠올리면 화를 내고, 싸우는 장면이 많다고요?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임원, 대주주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오해도 잘못됐어요. 단 1주라도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를 가지고 있다면 주주로서 참여 가능해요.
올해는 지난 15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어요.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21일 LG디스플레이, 22일 네이버, 현대모비스, 23일 현대자동차, 한화솔루션, 27일 LG전자,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카카오, 한국전력, 29일 SK하이닉스, 에코프로비엠, 31일 에스엠 등이 예정돼 있어요.
주주 가치 높이려면?
주주총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주주가치 제고’에요. 투자자들에게 가장 좋은 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겠죠.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주총회 때 주주가치를 높이는 기업의 계획 및 안건 결의에 대해 집중해요. 또 직접 주주총회에 안건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통해 제안하기도 하죠.
주주가치를 올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에요. 배당은 기업의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배당이 커질수록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지는 거죠.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650원으로 정하고, 지난해 대비 18.18% 늘렸어요.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 연간 9조 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 확대를 요구한 사례도 있어요. 지난 17일 열린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이 올해 주주 배당금(2300원)이 지난해(4200원)에 비해 너무 낮다며 배당금액을 상향한 주주제안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는 것도 주주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에요. 자사주를 매입은 주로 기업이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주가 안정에 도움이 돼요.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높아저요.
실제 카카오뱅크는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13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할 예정이에요. 삼성물산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12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어요. 또 향후 5년 간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죠.
주총, 문제점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현재 주주총회가 투자자들의 의결권을 완전히 보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요. 외부 감사보고서가 늦어 투자자들이 주주총회 전 재무적인 부분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실제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 제1항을 보면 외부 감사 보고서 제출 기한이 정기 주주총회 1주일 전으로 나와있어요.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정기 주주총회 1주일 전에 외부 감사 보고서가 나와 투자자들이 재무적으로 회사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적어도 국내 주주총회 소집 통지 기간인 2주 전에는 보고서가 나와야 주주들이 충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주주총회 날짜가 특정 일로 몰려있다는 점도 의결권 행사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에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주주총회 날짜를 정하는 것은 선택 사항으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주주총회 날짜가 특정 일로 몰리면 의결권 행사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확대를 위해 전자 투표 제도를 지금 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전자 투표 제도가 확대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지원 장치가 필요하고, 일정 비율 전자 투표 제도를 의무화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주식에 1도 관심 없던 기자가 증권부로 왔다. 재테크의 설렘을 갖고 부서에 왔지만, 기사에는 온통 ‘주식시장이 휘청인다’고 난리다. 주린이의 재테크 초보 벗어나기 프로젝트! 저랑 주린이 탈출하실래요?
hippo@fnnews.com 김찬미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