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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오르는 생활물가에..대형마트 PB 상품으로 '쩐의 전쟁' 돌입

가격 할인에 더한 특성까지 고려

쑥쑥 오르는 생활물가에..대형마트 PB 상품으로 '쩐의 전쟁' 돌입
소비자들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에서 '오늘좋은' PB상품을 쇼핑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형마트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통해 '쩐의 전쟁' 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시대에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상품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10원 할인' 등 가격 할인 경쟁에 함몰됐다면 최근에는 각 사별 특성까지 더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 3사는 마트별 PB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의 이같은 행보는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가성비 상품의 인기가 증가하고 주목받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롯데마트 PB 상품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약 10% 증가했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약 20% 상승하는 등 점차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롯데마트는 식품·일상용품의 ‘초이스엘’, 디저트·스낵의 ‘스윗허그’, 건강기능식품의 ‘해빗’, 가성비를 대표하는 ‘온리프라이스’를 통합한 마스터 PB ‘오늘좋은’을 지난 16일 론칭했다. 이 때 상품 100여개를 동시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오늘좋은’을 론칭하며 ‘그로서리 1번지’라는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의 통합 PB 출시에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오늘좋은 콜라/사이다 제로(1.5L)’는 제조사 브랜드)(NB) 상품과 비교해 약 40% 가량 저렴하다.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닌 트렌드도 반영했다. MZ를 중심으로 홈술, 혼술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오늘좋은 토닉워터’를 선보였으며 이외에도 단백질이 함유된 흑미와 현미로 만든 건강스낵, 통귀리와 율무를 오븐으로 구워서 만든 두부스낵, 유리잔에 따랐을 때 색감까지 고려한 저열량 콤부차 등 트렌드 상품을 준비했다.

타켓층도 명확하다. 개발 단계부터 3040 워킹맘을 타깃으로 삼고 기존 PB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브랜드를 추구한다.

다른 대형마트도 PB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품질 제일주의를 앞세운 전문화 콘셉트에 기반한 '홈플러스시그니처' PB를 운영중이다. 홈플러스시그니처 상품 수는 2019년 론칭 당시 930종으로 시작해 지난해 3000종으로 보다 확대하고 있다. PB 매출 비중 또한 2019년 5.6%에서 2022년 기준 9%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프라이팬 시험·평가 결과에서 ‘홈플러스시그니처 IH티타늄 단조 프라이팬’이 내구성과 가성비 모두 우수한 상품으로 선정되며 그 우수성도 인정 받았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운영 중이다. 노브랜드는 2015년 출시된 이후 품목 수가 1500개까지 확대됐다. 이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이마트24에까지 상품이 판매되면서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2013년 선보인 피코크는 '간편 가정식'을 콘셉트로 790여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피코크는 2021년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PB의 경우 경쟁사 보다 10원이라도 더 낮출 수 있다. 이는 유통사가 직접 중소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어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유통 마진을 축소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자사 브랜드 타이틀을 내세우는 전략이기에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품질의 상품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어 반길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물가 안정과 소비자 만족을 위해 PB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고객 만족 상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며 "PB상품 증가로 매출은 늘겠지만 과거 제 살 깎아 먹던 ‘10원전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