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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출력제어, 더 많은 재생에너지 수용의 길

[특별기고] 출력제어, 더 많은 재생에너지 수용의 길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해 왔으며, 불편함 속에 해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를 변화시켜왔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도 변화의 시대를 맞이했다. 기존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친환경 신재생 전기로 변화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120대 국정과제 추진계획(2022년 6월)'과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2022년 7월)'에서 재생에너지 지속 확대 계획을 천명했으며, 국정운영 방안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로운 균형을 추구하는 등 이제 재생에너지도 주력전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중점을 두고 보급을 견인한 결과 2021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 4만3669기가와트시GWh(7.15%)를 기록했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게 주력전원이 된 만큼 걸맞은 인식 변화와 제도·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알다시피 재생에너지는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연평균 발전량은 적더라도 일사량과 풍량이 좋을 경우 순간적으로 발전량이 급격히 상승하는 시점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전력계통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 중 하나다. 단 한순간의 정전도 발생시키지 않도록 설계돼서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향후 크게 확대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변화에 맞서 미리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시점별로 수요를 능가하는 공급과잉으로 전력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계통이상 시, 계통요구성능 미충족 태양광 인버터는 계통탈락으로 인해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당국에서는 계통 파급영향을 고려해 제주도부터 시작해 인버터 성능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태양광 밀집지역 대상으로도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주력전원 역할을 하기 위해선 계통제약 극복이 필수다. 현재 진행 중인 인버터 성능개선 사업을 통해 계통이상 시 인버터가 계통과 즉시 탈락하지 않고 일정시간 연계돼 발전해주는 기능이 향상되기는 할 것이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재생에너지의 계통제약 극복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시기에 대비해 출력량을 미리 제어하는 것이 보다 용이하고 직접적인 대안이다.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은 재생에너지의 관측성·가시성이 확보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고,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도 가능하다.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선진국에서도 일정비율 출력제한을 전제로 계통접속을 허용하는 국가도 있다.

이처럼 출력제어는 재생에너지 수용성 향상과 안정적인 계통운영을 위한 변화라고 생각하면 되겠고, 출력제어 방식은 매우 다양하며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발전할 것이다.

정부는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가 주력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인식의 변화와 제도·인프라 개선을 재생에너지의 제한이 아닌 더 큰 도약을 위한 변화로 여겨 탄소중립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