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사(DAXA), 코인 상장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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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이 국내 거래소에 상장될 때 심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주축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주요 항목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깜깜이 상장 등 해소될 것"
22일 닥사(DAXA)가 공개한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상자산 구조의 내재적 위험 △비식별화에 따른 불투명성 △가상자산의 증권성 △가상자산의 자금세탁 악용 가능성 등에 따라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 심사가 진행된다.
가상자산의 거래지원 재개에 대한 기준도 세웠다. 위기상황에 해당해 공동대응으로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한 경우 △종료된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났는지 △일정 기간이 지났다면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됐는지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큰 틀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닥사 회원사인 5대 거래소는 “닥사의 출범은 자율규제로 시작됐고, 이에 대한 회원사의 의지는 여전히 공고하다”며 “자율 규제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공백이 있다면 5개 회원사가 합심해 보완해 나가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정적인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불록체인업계의 A관계자도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자율 규제'라는 흐름 자체가 입법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며 "입법 전 단계,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흐름 속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코인거래소에 대해 '깜깜이 상장' '상장 브로커'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다"며 "질서가 없는 무법지대에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은 환영돼 마땅하다"고 부연했다.
■위믹스 겨냥 지적도
그러나 상폐가 된 종목은 일정 기간이 지나야 재상장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것이 상장폐지 두 달 만에 코인원에 재상장한 위믹스를 겨냥한 문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블록체인업계 A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와 가상자산사업자 간의 간담회에서 '재상장에는 쿨 타임이 필요하다'는 경고성 발언이 있었다"며 "그런 배경이 가이드라인에 적용된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 등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 나온 이번 가이드라인은 업계에서 나온 '닥사 무용론'을 적극적으로 방어한 결과"라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다른 4개의 거래소는 위믹스를 상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닥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특정 가상자산을 겨냥하거나 의식해서 만든 규정은 아니기 때문에 위믹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을 강제하진 않을 것"이라며 "거래지원 중인 모든 가상자산은 주기적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등 별도의 모니터링을 거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화 취지를 위해 회원사들이 더욱 노력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적인 문구에 있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의 C관계자는 "건전한 가상자산 생태계 발전을 위해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하는데 '보여주기식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것 같아 다소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재적' '중대한' 등 두루뭉술한 표현이 많다. '비식별화에 따른 불투명성'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비식별화를 이야기할 것인지, 불투명성의 정의는 어디까지인지 나오지 않았다"며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은 거래소가 아니라 금융당국에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D관계자는 "닥사가 아직 법정 협의체로서의 권위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최선일 것"이라며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면서 닥사에 법적 지위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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