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정 HUG전세피해지원센터장
서울 강서구·인천 부평구에 운영
법률상담부터 임시거처까지 지원
대출 브로커·점조직 등 범죄 다양
등기부등본으로 계약자 확인해야
임차권등기명령 등 권리 간수도
"전세피해는 한 인생, 한 영혼, 한 가정을 망가뜨립니다. 더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지원센터가 필요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23일 서울 강서구에서 만난 강현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 센터장(사진)은 자신의 바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전세피해지원센터 설립 준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센터장으로 재임 중인 업계 베테랑이다.
HUG는 지난 2022년 9월 서울 강서구에 전세피해지원센터를 개소해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들을 돕고 있다. 강서구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전국 전세보증사고의 9.1%(102건)가 발생한 전세피해 다발지역이다. 첫 지원센터 소재지로 적격이었다.
이달에는 추가로 인천 부평구 인천지역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마련했다. 강 센터장은 "서울 강서구와 인천의 전세피해 양상은 사뭇 다르다"며 "인천은 계획적인 범죄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강서구는 개인별 점조직이 다수"라면서 "반면, 인천은 건물 단위로 시행사, 대출 브로커, 중개인까지 가담한 사기행각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강서구와 달리 인천은 대부분 선순위 채권이 있다"며 "경매 낙찰을 통해 피해를 회복할 수 없고, 퇴거를 수반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영세한 청년층의 전세사기 피해를 더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세금을 돌려받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젊은이가 그때부터 멍한 표정으로 상담을 듣다 돌아가곤 한다"며 "대부분 저층 주거밀집지의 영세 임차인인데 가능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지만 항상 안타깝다"고 말했다.
센터는 맞춤형 법률상담을 최우선적으로 제공한다.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해 무료상담을 제공 중이다. 또 임시거처를 공급한다. 주거권을 상실한 피해자에게 시세의 30%로 최대 2년까지 거주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 30가구 정도가 입주했다.
긴급 금융자금도 지원한다. 소득요건에 따라 저리 및 무이자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피해자 무상 심리상담도 마련했다.
다만 강 센터장은 전세사기는 지원이 아닌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첫째, 집을 팔아 전세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보수적으로 집 가치를 추정하고 전세금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등기부등본을 통해 계약당사자를 확인해야 한다. 신탁사가 소유주인 경우 신탁사 동의 없는 계약은 무효다.
셋째, 권리 간수를 잘해야 한다. 전입신고로 확정일자를 받은 뒤 불가피하게 이사 가는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을 해 우선 변제효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상대방의 말만 믿고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간단한 주의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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