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복구 후 언론 첫공개
압연지역 17개 공장 모두 재가동
포스플롯·하이렉스 미래기술 개발
철강 본원 경쟁력 키워 혁신 지속
지난 23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쇳물이 빠져나오는 '출선'이 진행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앞에 새겨진 냉천범람 수위 간판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경북)=홍요은 기자】 "냉천 범람 당시 나이아가라폭포처럼 공장에 물이 들이쳤죠. 망연자실했지만 고로를 일주일 안에 살리는 '미션 임파서블'을 결국 해냈습니다."
지난 23일 찾은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 2공장. 형광 주황색으로 번쩍거리는 쇳물이 가열로에 부어지는 '장입' 작업 이뤄지고 있었다. 후끈거리는 김이 뿜어져 얼굴로도 따뜻하게 와닿았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를 겪고 135일간의 복구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언론에 첫 공개된 포항제철소는 재해 전과 다름없이 숨가쁘게 돌아갔다. 최주한 제강부 2제강공장 공장장은 "처음으로 불이 꺼진 공장을 봤을 때 두려움이 앞섰지만 모두가 밤낮없이 물을 퍼냈다"며 수해 복구 여정을 회상했다.
■140만명 헌신, 중대재해 없이 조업 정상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의 대부분이 침수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은 지난해 9월 6일. 당시 제철소를 다시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포스코는 지난 1월 20일 완전 정상화의 기적을 일궈 냈다. 임직원과 민·관·군 연인원 140만 여명의 헌신과, 50년에 걸쳐 축적된 조업·정비 기술력 덕분에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이 135일 만에 압연지역 17개 공장들을 모두 재가동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2열연공장 앞에는 당시 범람 높이인 1.5m 높이가 표시돼 있었다. 복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다. 다만 현재 공장 내부에서 물때나 진흙이 묻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민교 2열연공장 공장장은 "2열연 공장은 포항제철소의 허리라 불릴만큼 중추적 역할을 하는데 지하가 잠겨있었다"며 "당시 30㎝ 진흙 뻘을 퍼내기 위해 모두가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고로 스마트화로 기술 혁신 박차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복구 이후 단단해진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스마트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고로 운전실에서는 스마트 센서로 용광로의 상태인 '노황'을 분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벽면 가득 자리한 스크린에 고로의 풍구를 통해 미분탄이 투입되는 상황과, 압력·온도 등을 분석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최명석 제선부 1제선공장장은 "1000개 넘게 설치된 센서로 데이터를 얻고, 연소 상태를 판단한다"며 "이전에 육안으로 화면을 살피고, 경험치로 용광로의 상태를 추측하던 방식보다 훨씬 정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전체 공정 측면에서 연·원료 최소 비용, 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인 '포스플롯'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업설계 시나리오에 따른 원가 영향도 분석에 기존 8일 소요되던 작업을 3분으로 단축한 바 있다.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를 선언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용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 기술을 2030년까지 개발하고 시험설비를 2026년에 도입해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구상이다.
yon@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