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 알 카시미 작가의 '염소 농장 마즐리스' 작품/사진 제공=광주 비엔날레
【파이낸셜뉴스 광주=유선준 기자】 '제14회 광주 비엔날레'가 6일 개막을 시작으로 94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현대미술 전시회인 만큼 주목해야 할 작품 뭐가 있는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7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94일간 광주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 아트폴리곤, 무각사, 예술공간 집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79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는 본 전시와 9개국이 참여한 '파빌리온'으로 구성되며, 총 300여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광주 비엔날레 재단은 예술 감독들이 추천한 작가 15선 작품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5선 작품은 △파라 알 카시미, '염소 농장 마즐리스' △타렉 아투이, '엘레멘탈 세트' △아서 자파, 'LOML' △김민정, '마운틴' △이승애, '서있는 사람' △타우스 마카체바, '독수리 평원' △노에 마르티네스, '송이 3' △알리자 니센바움, '신명, 어느 봄날, 드레스 리허설' △오석근, '적산' △엄정순, '코없는 코끼리' △아벨 로드리게즈, '풍요와 삶의 나무' △막가보 헬렌 세비디, '인생은 어렵다' △불레베즈웨 시와니, '영혼 강림' △산티아고 야오아르카니, '위토토 세계관' △로버트 자오 런휘, '강을 기억하고자 함' 등이다.
우선, 파라 알 카시미 작가의 '염소 농장 마즐리스' 작품은 어린 시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꽃무늬 식탁보와 벽지, 실내 장식 등에 주목하며 문화적 혼종성과 가족의 역사와 관련된 노동 등을 둘러싼 생각들을 탐구한다.
타렉 아투이 작가의 '엘레멘탈 세트' 작품은 한국 전통 음악과 그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악기·음향 기기 등을 통해 악기를 구성하는 물성의 순환에 집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민정 작가의 '마운틴' 작품/사진 제공=광주 비엔날레
아서 자파 작가의 'LOML' 작품은 알아볼 수 없는 형상의 이미지와 사운드 트랙 간 불협화음으로 애도와 비탄의 감정을 환기했으며, 김민정 작가의 '마운틴' 작품은 산수화 전통을 상기시켜 여러 층위의 시간성을 하나의 화면 안에 품고 있다.
이승애 작가의 '서있는 사람' 작품은 한국의 민간 신앙에서 망자의 비탄과 슬픔을 씻어내기 위해 치르는 씻김굿에서 착안했다. 씻김굿의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 나무나 돌, 흙 등의 일상적 물질을 종이에 문질러 얻은 추상적인 조각들로 오려낸 후 드로잉과 연결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구현했다.
오석근 작가의 '적산' 작품은 일본인으로부터 지어진 '적산 가옥'을 통해 일제 강점기 등 식민 역사의 흔적을 표현했다.
특히 적산 가옥의 시대적 변용은 한국인이 집을 이념·역사·국가를 넘어 실용성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살아왔다는 것을 투영했다.
이밖에 아벨 로드리게즈 작가의 '풍요와 삶의 나무' 작품은 아마존 우림에 대한 개인적 기억을 미학적 작업으로 심층 탐구했으며, 노에 마르티네스 작가의 '송이 3' 작품은 11개의 도예 조각으로 16세기 유럽인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간 와스테크 선조의 역사를 환기시켰다.
박양우 광주 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번 광주 비엔날레를 통해 동시대 미술, 나아가 문화와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것"이라며 "94일 간의 현대미술 축제로 광주와 아시아, 세계가 연대하고 화합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벨 로드리게즈 작가의 '풍요와 삶의 나무' 작품/사진 제공=광주 비엔날레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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