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친화 금융기관 실버게이트캐피털·시그니처뱅크 파산 후 어려움
미국 당국 규제 강화 바이낸스와 미국 은행들 거래 어렵게 만들어
WSJ "바이낸스 숙제 해결 쉽지 않을 것" 전망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들의 예치금을 보관할 은행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들의 예치금을 보관할 은행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우호적이었던 실버게이트캐피털과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후 가상자산 거래소와 거래하려는 미국은행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낸스US는 최근 가상자산업계에 비교적으로 친화적인 뉴저지 소재 대출 기관인 크로스리버은행과 펜실베이니아 소재 지역 은행인 커스터머스뱅코프 등과 거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들이 바이낸스와 거래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규제당국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US 이용자들의 달러 예금은 그동안 시그니처뱅크나 실버게이트캐피털로 송금됐다. 하지만 시그니처뱅크와 실버게이트캐피털이 파산하면서 바이낸스는 새로운 거래 은행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 거래가 사실상 막히면서 바이낸스US는 가상자산 서비스 및 금융기술 회사인 프라임 트러스트를 중개회사로 두고 고객들의 자금을 이곳에 보관하고 있다. 문제는 중개인의 은행에 자금이 보관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즉시 자금이 송금되지 못하는 등 불편함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낸스US는 이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몇 주간에 걸쳐 새로운 은행 및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예치금 입출금과 애플페이·구글페이를 포함한 일부 달러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
WSJ는 바이낸스US의 가장 큰 숙제는 고객의 달러를 예치할 은행을 찾는 것이라면서도 이 과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했다.
미국 규제 당국이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붕괴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에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은행은 규제 당국의 조사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거래 사업에서 손을 뗐다.
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에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했는데 이런 규제당국의 압박도 바이낸스US가 미국에서 거래할 은행을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바이낸스US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의 여러 은행 및 결제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보다 안정적인 법정화폐 플랫폼을 만들고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새로운 파트너를 계속 영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ILE PHOTO: Souvenir tokens representing cryptocurrency Bitcoin plunge into water in this illustration taken May 17, 2022. REUTERS/Dado Ruvic/Illustration/File Photo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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