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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제네시스 전략'적중… 현대차 고급화·수익 다 잡았다

제네시스 누적 90만대 돌파
SUV·친환경차 글로벌 인기에
작년 이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1분기 상장사 영업익 1위 예고

정의선 '제네시스 전략'적중… 현대차 고급화·수익 다 잡았다
현대차의 최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90만대를 넘어서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친환경차 등 고수익차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한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불황에 빠지면서 올 1·4분기에 현대차가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화 전략 美 통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지난 3월 말 기준 9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누적 90만대 돌파는 지난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한 지 7년4개월 만이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많은 공을 들였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제네시스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현대차·기아 등 현대차그룹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에서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제네시스를 보면 가장 기본가격이 낮은 G70이 3만9400달러(5200만원)부터 시작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살린 차로 유명세를 떨친 GV80은 5만5800달러(7300만원)부터, G90의 경우 기본가격만 8만8400달러(1억1600만원)에 달한다. 값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는 작년 미국 시장에서 5만6410대를 팔아 일본 닛산의 고급차 인피니티(4만6619대)를 제쳤다. 딜러에게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이 경쟁사 보다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의 본고장 격인 미국 시장에서 정 회장의 '제값받기'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현대차의 평균 판매단가는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정 회장이 진두지휘 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이오닉5에 이어 올해는 아이오닉6가 세계 3대 자동차상 중 하나인 월드카 어워즈 선정 '세계 올해의 차'를 받았다.

■ 현대차·기아 영업익 5조대 육박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 유력시 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보면 현대차의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149조8883억원, 영업이익은 7.9% 늘어난 10조5909억원이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작년 연말 전망치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1조8116억원, 영업이익은 5418억원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현대차의 1·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35조4936억원, 영업이익 2조663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7.2%, 38.1% 증가한 수치다. 이럴 경우 현대차가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1·4분기 전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기아도 매출 22조3561억원, 영업이익 2조16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4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추정 영업이익만 5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수출 경제에서도 자동차가 반도체의 빈자리를 메우는 등 기여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