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향 부품 공급사 실적 줄악화
1분기 영업익 작년 절반 미달 전망
애플의 '아이폰 14' 시리즈 판매 부진 여파로 전 세계 애플향 부품 공급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두며 '애플 효과'를 톡톡히 누려온 LG이노텍의 상반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을 고객사로 둔 대만 부품업체들의 연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향 카메라렌즈 공급사 중 하나인 라간의 지난 1~2월 매출은 한화 기준 약 2500억원을 기록해 1년 새 8% 하락했다. 이 회사의 3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1.9% 떨어진 14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애플향 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FPCB) 공급업체인 플렉시움과 커리어테크의 1~2월 매출 역시 각각 7.9%, 38%씩 감소했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14 판매 둔화가 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4·4분기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봉쇄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애플은 연말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는데, 공장 정상 가동 뒤에도 예상보다 생산이연 수요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아이폰 14 출하량 감소는 최소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이달 아이폰 14 시리즈 패널 주문량이 3월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이폰 14 패널 출하량은 2022년 7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두며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 중인 LG이노텍도 이달 26일 1·4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표정이 어둡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매출 구조상 아이폰 시리즈 판매량과 비례해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LG이노텍은 아이폰 판매 부진 여파로 2019년 1·4분기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LG이노텍의 연간 애플향 매출은 15조 1291억원이다. 2021년(11조 1924억원)과 비교해 35.2%나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애플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만 77.2%에 달한다. 4년 전인 지난 2018년(58.3%)보다 18.9%포인트가 늘어났다.
증권가는 LG이노텍의 1·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3671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애플이 하반기 공개할 예정인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를 지나 실적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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