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하락세
3월 127건 경매, 낙찰은 42건뿐
낙찰률 두달 연속 떨어져 ‘최저’
"감정가 절반돼야 겨우 응찰 고민
경매시장 관망세 짙어지는 분위기"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경매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매 수요자들이 급매보다 더 낮은 가격의 경매 물건을 찾기 때문이다. 매매시장에서 매수자들이 시세보다 수억원 떨어진 급매물을 찾으면서 급매물보다 싼 경매물건이 아니고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다.
■3월 낙찰률 33.1%… 올해 하락세
12일 업계 및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소재 법원에서 이뤄진 아파트 경매는 127건으로 이중 42건(낙찰률 33.1%)만 낙찰됐다. 경매 나온 물건 10채 중 3채만 주인을 찾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올해 1월 44.0%, 2월 36.1%, 3월 33.1%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다만, 이는 역대 최저치인 지난해 11월(14.2%)보다는 오른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12월(76.50%)부터 1월(78.80%), 2월(79.80%), 3월(79.0%)까지 70% 후반대를 횡보하고 있다. 전년동월(105.1%), 2021년 4월(113.8%)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의 감정가(100%) 대비 낙찰가 비율로 100% 이하면 감정가액보다 낮게 낙찰된 것을 의미한다.
3월 낙찰된 42건 중 낙찰가율이 감정가보다 높은 물건은 2건에 불과했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물건은 서초구 방배동 윈저빌 전용 235㎡이다. 낙찰가 27억1520만원, 낙찰가율 111.3%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 118㎡가 낙찰가 20억3000만원, 낙찰가율 100.7%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 받은 아파트인 점이 응찰자가 11명 몰린 이유다. 입지가 좋고 개발 호재가 있는 물건만 수요가 몰리는 셈이다.
■급매물보다 더 싼 물건 찾는다
전문가들은 매매 시장에서 시세 대비 수억원 떨어진 급매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경매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봤다. 지난달 강남구 세곡동 강남LH1단지 전용 84㎡는 1회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13억8400만원이었지만 또 다시 유찰됐다. 급매물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해당 단지 전용 84㎡는 2차례 13억8500만원, 13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는 2021년 10월 17억3000만원이었다.
또 지난달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54㎡ 경우 2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4억4160만원이었지만 또 유찰됐다. 해당 단지 전용 54㎡는 지난달 22일 5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경매는 더 싸게 사야 한다'는 인식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도 저가 매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매매 거래가격을 보고 경매 입찰가를 선정한다. 실거래가 가 낮아지면 경매에선 더 싸게 사려고 수요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매업계는 급매물보다 더 싼 매물이 경매 시장을 좌우한다고 봤다.
입지가 뛰어난 물건이 아니고서는 2, 3회 유찰이 진행된 뒤 감정가 절반이 돼야 응찰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서울 법원 경매에서는 1회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가 20%씩 내려간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최근 경매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진다"며 "올초 경매물건이 빠지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경매 물건은 쌓이는데 낙찰 받는 물건은 줄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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