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피해 농가 지원대책 절실
3㎏ 2만3000원이던 출하가-> 6000원대
LMO 애호박 논란에 1상자 2만원->500원
정부의 관리 부실, 기후위기 피해는 농민
소비자 불안 여전한데 대책은 판촉행사?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방울 토마토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농림축산식품부 김종구 유통소비정책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식중독 유사 증상과 인과관계가 있는 방울 토마토 농가와 특정 품종(HS2106, 상표명 TY올스타) 재배 농가의 상품에 대해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전량 폐기 조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20일 충청남도 과채연구소 토마토팀이 '토마토가 쓴맛에 의한 식미가 저해되는 민원 발생'이라는 동향보고 문건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파이낸셜뉴스] #. 광주에서 1살, 3살난 두 딸을 키우는 박유정씨(35)는 방울토마토가 구토와 복통을 유발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구매를 멈췄다. "처음 보도가 나왔을 때 집에 있던 방울토마토는 다 버렸다"며 "아이가 좋아해 장을 볼 때면 방울토마토 1~2팩은 꼭 구매했었는데 혹시 몰라 안 사고 있다"고 말했다.
#. 경북 안동에서 농사를 짓는 김선모씨(28)는 방울토마토 가격 폭락에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금 나오는 방울토마토는 지난 겨울 연료비를 들여 수확한 것"이라며 "연료비·인건비 등이 올라 생산 비용은 2배 가까이 늘었는데 3㎏ 한 상자 기준 출하 가격이 2만3000원대에서 6000원대까지 폭락했다"고 말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쓴맛을 내며 구토, 복통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방울토마토 TY올스타 품종이 전량 폐기됐다. 지난 10일 충남 부여군 지역 생산 농가의 자진 폐기에 이어 충남 논산시, 전북 익산시 농가도 자진 폐기에 동참했다. 지난 2월 20일 충청남도 과채연구소 토마토팀이 '토마토가 쓴맛에 의한 식미가 저해되는 민원 발생'이라는 동향보고 문건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제기한지 53일만이다.
이날 농식품부는 조사 결과 문제가 된 품종은 모두 TY올스타였다고 발표했다. 재배 과정에서 '토마틴' 성분이 많이 생성됐고, 이 성분으로 인해 쓴맛과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해당 내용은 지난 2월 충남도의 동향보고 문건에도 기재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식중독 유사 증상과 인과 관계가 있는 농가 3곳을 포함해 'TY올스타' 재배 농가 20곳이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자발적 폐기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TY올스타 품종이 아닌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토마토 쓴맛' 논란이 커졌고 가격이 폭락해 피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토마토의 ‘구토 논란’이 이어지면서 토마토 가격은 급락했다. 소비자 불안이 급식 중단, 수요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추방울토마토(상품) ㎏당 도매가격은 3월 30일 7978원이었는데 이달 12일 4160원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 5109원과 비교하면 18.6% 하락한 것이다.
‘낙인효과’로 피해를 입은 건 애호박 농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주키니 호박’ 일부 종자에서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가 확인됐다며 주키니 호박의 출하와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지난 3일에야 출하가 재개됐지만 중단된 시간 동안 호박이 물러져 상품성은 떨어졌다. ‘모든 주키니 호박이 위험하다’는 오해가 퍼지면서 출하 가격은 폭락한 상태다. 주키니 애호박, 방울 토마토 등 문제가 된 품종이 아닌 작물을 재배한 농가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김성훈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정책연구관은 "학부모의 걱정이 심해지는 만큼 학교 급식 등에서 방울 토마토 구매를 중단한 상황"이라며 "주키니 애호박의 LMO 건의 경우 바람에 날려온 씨앗의 문제이든 관리 책임이 농식품부에 있는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심품부는 일반 토마토 재배농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토마토 급식을 재개(교육부)하고, 방울토마토의 안전성을 대국민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5월 상순까지 농협과 협의해 토마토 기능성 홍보 확대하고, 특별 판매 행사를 열겠다는 것.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 국회의원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에 이미 TY올스타 품종에서 쓴맛과 통증이 느껴진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즉시 대처했다면 일이 더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가 된 품종뿐만 아니라 다른 토마토들까지 외면받고 있어 농민들의 잘못이 없는데 피해는 농민이 보는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로 인한 토마토 재배 농가의 피해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농가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판매처 확보 등 실질적인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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