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빙 탑재 협상 진행중"
삼성과 협력 관계 구글 패닉...검색 왕좌 수성 위한 프로젝트 가동
삼성전자와 구글의 CI가 올해 2월 삼성전자의 갤럭시23 언팩 행사가 열렸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사장에서 나란히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삼성전자가 갤럭시 등 자사 디바이스(기기)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로 갈아타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AI챗봇 기술을 탑재한 MS의 빙(bing)의 기능이 구글을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년 만에 갤럭시 휴대폰 등 디바이스의 검색 엔진 변경을 고려중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에 연간 30억 달러(약 3조9200억원)를 지불하고 구글의 검색엔진을 탑재하고 있는데 이를 MS의 빙으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맞서고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굳건하게 협력하고 있는 구글과의 협력 균열을 감안하고도 검색 엔진을 교체하려고 하는 것은 오픈AI의 챗봇인 챗GPT의 등장 이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가 작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검색 시장의 80% 이상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오픈AI의 챗GPT에 맞서 야심차게 공개한 검색서비스 바드(Bard)는 MS의 빙을 압도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MS의 빙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25년 검색 왕좌 지휘를 위협하고 있다.
해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로 수억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구글의 검색 엔진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은 구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 광고로 1620억달러(약 212조4630억원)를 벌어들였는데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구글의 검색 분야가 동맹에 의해 훼손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디바이스 검색 엔진을 교체한다면 구글은 애플에게서 벌어들이고 있는 연간 200억달러(약 26조1400억원)의 매출도 걱정해야 한다. 전 구글 영업 및 서비스 담당 부사장이었던 짐 레친스키는 "구글의 검색서비스가 다른 경쟁사만큼 강력하고 유능하며 현대적이라는 점을 이용자들에게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구글은 검색 시장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메자이'(Magi)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아는 구글 관계자는 "160명 이상의 구글 인력이 풀타임으로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자이' 프로젝트로 만들어질 구글의 새 검색 엔진은 현재보다 훨씬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하는데 초점을 맞춰진다.
이와 관련, 라라 레빈 구글 대변인은 "새로운 AI 기반 검색을 준비하고 있고 곧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YT는 삼성전자와 MS 모두 검색엔진 교체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 세계 검색 시장의 1인자, 구글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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