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파크자이 더플래티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앞에 마이너스피가 붙은 매매물건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성석우 기자
지난 16일 인천 남동구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 모습. 지난해 12월 분양 접수를 받고 현재 선착순 분양 중이다. 사진=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인천이 분양시장의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도권인데 실수요자가 외면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인근 A공인중개사)
지난 16일 인천 아파트 분양현장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분양 경기가 어떤지'를 묻자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었다. 수도권인 인천마저 미분양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다수 분양현장에선 미분양물량이 소화가 안돼 선착순이 진행중이고, 입주물량은 대부분 마이너스피가 붙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인천에서 분양을 위해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아파트 7곳 중에서 6곳은 일반공급 1·2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다음 단계인 무순위 청약에서도 계약포기가 이어져 현재는 선착순 분양으로 넘어간 곳이 대다수다.
이날 공인중개사들은 인천 내에서도 미추홀구, 서구 등에서 미분양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모았다.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 브랜드 아파트마저 선착순 분양에 나서고 있어서다. 올해 2월 분양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 모델하우스에는 일부 잔여세대 대상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로 바로 건너편에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도 현재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난해 12월 미분양된 인천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 인근 B공인중개사는 "2020년, 2021년에는 묻지마 청약까지 이어질 기세였지만 올해 들어 청약 미달이 흔해졌다"고 말했다. 석바위시장역 인근 C공인중개사는 "미추홀구는 인천 청라와 송도와 달리 구도심을 재개발한 곳"이라며 "다른 곳 보다 인프라가 더 좋은 대신, 분양가가 인천 평균 보다 높아 더 분양이 어렵다"고 말했다.
얼마전 입주가 시작된 단지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유리벽에는 무피(분양가로 전매), 마피(분양가 보다 낮은 가격에 전매)라고 적힌 시세표가 붙어 있었다. 미추홀구 '주안파크자이 더플래티넘' 전용 59㎡의 경우 마피 5000만원이 적용돼 3억8700만원에 시세표가 붙었다. 동일 주택형 최고 분양가 4억4900만원 보다 6000만원이상 낮은 가격이다. 서구 루윈시티 'SK리더스뷰2차' 전용 84㎡는 분양가가 최고 4억7200만원이었는데 무피에 가까운 4억8000만원에 시세표가 붙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인천 미분양의 원인으로 시세 대비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를 꼽았다. 한예로 지난달 서구에 공급된 대단지의 분양가는 3.3㎡당 1560만원으로 일반공급 1,2순위에서 미달됐다. 직방이 집계한 인천 서구의 최근 2년간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372만원, 2년간 평균 아파트 입주 시세는 1408만원이다.
당분간 '공급 폭탄'으로 인천 미분양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천 내 분양 예정물량과 입주 물량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인천 분양 물량은 총 16만5940가구로, 연평균 3만가구를 넘는다. 올해도 2만8443가구가 예정돼 있다. 분양 예정물량은 서구(1만3515가구), 미추홀구(5105가구), 계양구(3999가구) 순으로 많다.
최근 5년간 인천 입주물량 역시 총 12만2524가구로 연평균 2만4505가구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4만2515가구가 입주했고 올해에도 4만5169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2만4836가구가 예정돼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지방과 수도권의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청약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라며 "인천은 분양 및 입주 물량이 많아 당분간 공급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매가격 하락 우려로 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루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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