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알뜰폰 '0원 요금제' 과열 경쟁.. 추가요금 폭탄 주의보

알뜰폰 업체들이 가입 후 수개월간 이용요금을 받지 않는 ‘0원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지만 프로모션 이후 적용되는 요금 수준 등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업체들 사이 ‘0원 요금제’ 경쟁이 붙었다. 세종텔레콤의 알뜰폰 서비스 스노우맨은 파격적인 ‘0원 요금제’를 선보였다. 7개월간 기본 11기가바이트(GB)에 150GB를 추가하고 소진시 일 2GB씩 매달 총 221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여기에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할인 쿠폰도 매달 5000원씩 증정하는 조건이다.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에 가입 신청이 쇄도하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티플러스는 ‘The 데이터마음껏 15G+’ 요금제를 7개월간 0원에 내놨다. 데이터 기본 월 15GB에 50GB 추가 제공, 소진시 3Mbps 속도로 음성 300분, 문자 300건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에르엘모바일, 모빙 등이 ‘0원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했을 때보다 갈수록 더 조건이 더 좋아지는 상황이다. 모빙, 이야기모바일은 여전히 데이터 기본 월 15GB에 소진시 3Mbps,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0원 요금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음에도 출시 초기만큼 반응이 뜨겁진 않다.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 좋은 요금제가 나올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알뜰폰 KB리브엠의 정식 사업 승인과 맞물려 알뜰폰 업체들이 앞다퉈 요금 경쟁을 펼치면서 시장 생태계가 악순환을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한 업체들이 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무리한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결국 치킨게임으로 가는 양상”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분위기가 시장을 건전하게 키우는데 저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은 약정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더 좋은 요금제만 나오면 수시로 통신사 갈아타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체리피커’의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라며 “한 번 저가 경쟁을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데,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것 같은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0원 요금제’에 솔깃해 가입했다가 기본 제공량보다 더 많은 데이터나 통화, 문자 등을 사용하면 초과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아울러 기본 제공되는 문자인 SMS(단문) 외 LMS(장문), MMS(사진)는 과금 대상인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