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이 기아와의 경기에서 1.1이닝 4타자 전원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롯데에는 2개의 풀지 못한 퍼즐이 있다. 최준용(22·롯데)과 김진욱(20·롯데)이다.
두 명은 현재 롯데의 유망주 군 중에서도 최대어 급이다. 무조건 살려서 팀의 주축으로 써야하는 선수들이다. 이 말은 두 명이 한 축을 잡아주면 롯데의 전력이 완성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팬들도, 구단도 간절히 바라는 시나리오다.
김진욱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롯데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진욱은 4월 18일 기아와의 홈 경기에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1이닝 동안 1볼넷에 탈삼진 4개를 뺏어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2사에서 박세웅을 구원 등판한 김진욱은 이우성을 3개의 헛스윙으로 돌려세우며 삼진으로 잡아냈다. 스피드가 매우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높은 타점에서 찍어누르는 질감 좋은 포심이었다.
6회에는 변화구를 섞었다. 슬라이더와 커브가 적절히 배합했다. 비록 류지혁에게 3-2에서 커브를 던지다가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전체적으로 제구도 안정적이었고, 마운드에서의 표정도 밝았다.
김진욱의 강점은 높은 타점이 부드럽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포심과 비슷한 타점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는 쉽게 쳐내기 쉽지 않다. 연투 능력도 있는 선수이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
고교 1학년 황금사자기 당시 예선 첫 경기에서 명문 충암고를 상대로 4이닝 무실점을 하며 일약 고교 무대에 데뷔했다. 그때 상대팀 투수가 오늘 선발 등판했던 동기 강효종(20·LG)이었다. 강릉고가 전국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도 그때 쯤이었다. 그 이후 강릉고의 전국대회 첫 우승(대통령배)을 이끌었고, 2차지명 전체 1번으로 롯데에 입성했다.
김진욱은 고교 2학년 당시 이미 초고교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뉴스1)
하지만 입단 후 뭔가 풀리지 않았다. 분명히 잘 될 것이라고 모두가 믿었지만, 계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노출했다. 그러나 최근 아주 조금씩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비록 짧은 이닝이기는 하지만 좋은 기억이 차츰 차츰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무실점의 빈도도 계속 늘어가고 있다.
4월 18일 KIA와 롯데의 경기는 사실상 왼손 셋업맨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팀이 역전당한 상황에서 올라온 김진욱은 분위기를 끊어줬고, 앞선 상황에서 올라온 김대유는 볼넷을 무려 3개나 허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물론, 김진욱은 최근 무실점으로 막아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성에 차지 않는다. 팬들이 기대한 김진욱의 기대치는 훨씬 높은 곳에 있기때문이다 .
만약, 김진욱이 살아난다는 가정을 하면 롯데는 무서워진다.
김진욱은 그냥 왼손 불펜이 아니다. 고2 당시에 최동원상을 수상 했던 그런 포텐을 머금은 선수다.
롯데의 오늘 1승이 1승 이상의 값어치를 갖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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