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 목사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국대통령 이승만 영화제작을 위한 시나리오 심포지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4.2.13 스타뉴스/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사업차 캄보디아에 정착했던 서세원이 지난 20일 한인병원에서 쇼크사한 가운데, 전 부인 서정희와 딸 서동주의 팬이 SNS를 찾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서동주의 한 팬은 “소식 듣고 찾아왔습니다. 밉고 원망스런 아버지라도, 선한 마음을 가진 동주씨와 엄마는 마음이 힘들 거 같네요”며 “태어난 것도 죽는 것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일, 부디 자책하지 말고 잘 견뎌 내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팬도 “안타까운 일이 생겼네요. 그래도 아버님이시니 위로를 전합니다”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한 외국인 팬은 영어로 “아버지를 잃게 돼 유감”이라며 서동주를 위로했다.
서정희의 개인 SNS를 찾은 이도 있다. 그는 “여생을 따님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시길 기도할게요”라고 썼다.
서동주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현지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동주 측 관계자는 “서동주씨가 놀라고 슬픔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동주는 지난 2020년 SBS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해 "아빠와 연락 안 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냥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 못 보더라도 잘 지내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에세이집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출간 후 진행된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는 "아빠에 대한 미움이 컸지만 큰 상처도 결국 시간이 지나니 치유가 되더라"며 "새로운 가정을 꾸렸으니 현재의 가족들에게 충실한 좋은 아빠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정희 지난해 암투병 중 "그분도 멋진 삶을 살길"
서정희와 서동주는 '이혼 모녀'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서동주는 미국 변호사 겸 작가, 방송인이다. ‘동주이야기’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출간했다.
캄보디아 현지에 마련된 임시 빈소에 서세원의 영정 사진이 놓여있다. / 사진제공=박현옥 아시아한인총연합회 부회장 ⓒ 뉴스1 /사진=뉴스1
서정희는 2020년 출간한 에세이집 ‘혼자사니 좋다’에서 "‘이혼한 모녀’라는 또 다른 낙인이 찍히는 게 두려웠으나 딸의 이혼 결정에 두 말하지 않고 수긍을 했다"며 두 사람은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인생의 '베프'라고 밝혔다.
서정희는 또 에세이집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며 “견고하게 지은 성처럼 그 집은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었는데 사실 기초부터 잘못됐었다”고 평했다.
“무너뜨리고 다시 쌓아야 했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가리는 데 급급했던 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성을 치장했고, 결국 실패했다. 세상이 모두 알도록 시끄럽게 이혼녀가 됐다”고 자신을 과거와 마주했다.
지난해 유방암 투병 중에는 자신의 SNS에 서세원의 행복을 빌었다. 그는 대중에게 깊게 각인된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TV에 나온 엘리베이터 사건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별별 일을 다 겪었다”며 “결혼 후 나는 최고의 삶을 누렸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결혼 후) 승승장구하는 남편을 뒀고 책을 쓰고, 인테리어 분야 경력도 꾸준히 쌓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열심히 해 행복했다. 많이 못 배운 나의 한을 풀어줬다”고 돌이켰다. 서정희는 에세이집에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아빠 없이 자랐다"고 밝힌 바 있다.
(SBS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갈무리) /사진=뉴스1
그는 “결혼생활 32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흉내만 내면 살았다. 사실 이혼의 원인은 내 책임도 없지 않다. 대중에게 내조 잘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숨겨진 반항 기질이 있었다”고 밝혔다. “(남편에게) 순종하다가도 갑자기 싸늘하게 돌변해 말을 하지 않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진짜 서정희로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이혼녀, 엘리베이터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를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더 이상 궁색한 변명 따위는 하지 않겠다"며 "부디 새 가정을 꾸린 그분도 멋진 삶을 살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세원은 이날 오전 11시께(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사망했다.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박현옥 아시아한인총연합회 부회장에 따르면 서세원의 캄보디아 빈소는 프놈펜의 한 사원에 마련됐다.
21일 오후 7시(한국시간)무렵, 서세원의 조카가 해당 사원에 도착하면 장례식 절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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