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훈석 코스콤 혁신금융기술심사팀장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커지며 서비스 검증 역할 더 중요해져
심사 대상 중 합격률 70% 불과
"국내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오직 전산 시스템 만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하려면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를 거쳐야 한다. 깐깐한 검증으로 신뢰를 키워 성장했다."
양훈석 코스콤 혁신금융기술심사팀장(사진)은 23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열풍이 전 분야로 확대되는 가운데 자본시장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규모는 2017년 8월 116억원에서 올해 2월 말 기준 1조8498억원으로 약 160배 성장했다.
그 배경에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가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기본 안전성을 검증하고, 정식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팀장은 "테스트베드를 통해 1차 관문을 거친 로보어드바이저들이 폭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운용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테스트베드센터의 심사는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을 대체해 자문, 일임, 펀드 운용까지 수행하는 만큼 문제에 대한 점검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심사대상에 오른 로보어드바이저의 합격률은 70%에 불과하다.
양 팀장은 "사전심사, 본심사, 최종심의로 나뉘는데 본심사만 6개월이 걸린다"며 "분산투자, 투자자 성향 분석, 해킹방지 체계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모의 환경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심사를 진행한다는 점도 신뢰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양 팀장은 "입력된 알고리즘에 의해 산출된 포트폴리오대로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매매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모델 포트폴리오와 비교 분석한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수익률로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손실을 함께 고려해 안정성 높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특히 '샤프지수'와 '보상비율'이 높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무리 훌륭한 로보어드바이저도 매번 수익을 내기 어렵고 손실 구간은 존재한다.
손실 구간이 얼마나 얕고 짧아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콤은 알고리즘의 모니터링을 강화해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양 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신뢰는 시장의 성장과 직결된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홈페이지에 성과 측정지표를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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