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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허용하면서 조각투자 업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시장은 물론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들과 앞다투어 ‘동맹’을 맺으며 내년부터 본격화될 STO 시장에 뛰어들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STO 가이드라인은 실물 자산 외에 음악 저작권, 미술품, 부동산 등 무형 자산을 투자처에 정식 포함시켜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일부 고액 자산가의 투자처로만 머물렀던, 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가 소액 투자자들까지 확대되면서 투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가속화되는 ‘빅블러(Big blur)’ 흐름에 비춰본다면, STO는 창조적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 분야를 투자와 결합한 새로운 ‘문화금융’ 시장 탄생이 대표적인 예다.
문화금융은 음악, 영화, 드라마, 웹툰 등 글로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K-콘텐츠를 기초자산으로 금융과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단순 조각투자와 차별화를 이룬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시점 속에 문화금융이 특별한 투자로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법에 명시되는 ‘문화금융’, 문화산업진흥기본법 개정안 발의
25일 뮤직카우 등에 따르면 최근 국회 스타트업 의원 연구모임 유니콘팜에서 문화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문화산업진흥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나섰다. 유니콘팜 소속 황보승희 국회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문화금융의 정의와 지원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월 유니콘팜이 주최한 문화금융 스타트업 간담회에서는 문화금융이 가진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반 투자와 동일한 적용을 받는 것에 대한 한계점이 지적됐다. 이번 법안은 해당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로, 전문가들은 문화금융 진흥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124억 5000만 달러(약 14조 3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7년에는 250억 달러(약 33조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POP을 비롯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 산업 부흥과 생태계 선순환을 이끌고 있는 문화금융 산업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원타임 딜’과 차별화…문화 생태계 기틀 마련하는 문화금융
문화금융이 조각투자와 차별화되는 이유는 단순한 투자 수익 실현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문화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이색적인 자산에 대한 일시적 수익 창출의 목적이 이뤄지면 끝나는, ‘원타임 딜’에 기반하는 일반 조각투자와 다르게 문화금융은 아티스트가 정당한 가치를 바탕으로 예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문화금융을 상징하는 서비스로는 뮤직카우가 대표적이다. 뮤직카우는 음악 수익증권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일반 개인도 음악 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세계 최초로 개척했다.
대다수의 창작자들이 저작권을 담보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는데, 뮤직카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악 수익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고안했다. 먼저, 저작권으로부터 발생되는 금전적인 권리를 권리자로부터 양도받아 투자자가 직접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옥션(경매)을 통해 공개한다.
이로써 원저작권자는 미래 저작권료 가치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어 목돈 마련의 길이 열리고, 음악팬들은 옥션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투자 수익은 물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면서 건강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음악 저작권은 저작권법에 따라 원작자 사후 70년간 보호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뮤직카우는 옥션 시작가 대비 상승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원저작권자에게 창작 지원금으로 제공한다. 수익 창출을 위해 투자에 참여한 사람도 문화금융을 통해 창작 생태계에 실질적 도움을 주게 되는 것. 앞서 신사동호랭이, 이단옆차기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작곡가 등 창작자들이 뮤직카우의 공유문화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시장을 키워 나가는 선순환 구조 구축
문화금융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문화산업과 금융산업이 보다 유기적으로 융합돼 각각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점이다. 유동화하기 어려웠던 IP 자산에 대한 유동화가 이뤄짐에 따라 시장의 파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발표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액은 사상 최대 금액인 3천5백억 원을 넘어섰다. 해당 징수액을 포함해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는 음악 저작권료만 1조 5천억 원에 달한다.
이 시장이 금융과 만나면 비약적으로 성장해 15조가 정도의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형성된 자금이 문화산업에 다시 유입 및 결합되는 방식으로 20조, 30조 시장이 형성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된다. 실제 뮤직카우가 만들어낸 문화금융 시장의 성과로 약 2천억 원의 자금이 문화 시장으로 유입됐으며, 코로나로 힘든 아티스트들의 창작 환경 지원에 보탬이 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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