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 조선사 단골인 그리스 선사들이 최근에는 중국에서 LNG 이중 연료 추진 유조선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조선사들이 '저가 공세'를 편 영향이지만 한국조선사들은 고부가 LNG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큰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中 유조선 신조선가 18% 낮아
26일 트레이드 윈즈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 마리나키스 캐피탈마리타임과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 탱커스는 중국의 뉴타임즈조선과 최소 8척에서 최대 16척의 수에즈막스 유조선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마리나키스와 안젤리쿠시스는 한국 조선사들의 단골 선사로 꼽혀왔다. 해당 물량은 액화천연가스(LNG)이중 연료 추진 선박으로 2026년과 2027년에 인도된다.
한국이 고부가 LNG 기술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중국 조선사가 이번 발주 계약에 성공한 것은 낮은 신조선가를 내세운 영향이다. 중국 뉴타임즈조선이 이번에 계약하게 될 선박의 척당 가격은 LNG 이중 연료 기능 추가 비용인 1500만달러를 빼면 약 7200만달러다. 지난달 한국의 현대삼호중공업이 그리스 에발렌드시핑과 계약한 LNG 이중 연료 추진 유조선(15만8000DWT급)의 가격인 8525만달러와 비교하면 18% 가량 저렴하다.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전경.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韓 3년치 도크 꽉차, 중국 저가공세 영향 '미미'
한국 조선사들의 초과 수주로, 신규 선박 계약을 해도 빨리 인도받을 수 없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 현재 2026년 말~2027년 초 인도 물량까지 예약을 받으면서 우리나라는 3년치 도크(건조공간)가 꽉 찬 상태다. 이에 따라 선박을 빠르게 인도받기 원하는 선주들은 중국 업체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이 어부지리로 발주 계약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저가공세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수주잔고가 상당량 쌓여있는 만큼 신규 계약이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가 벌크선과 유조선으로 어느 정도 일감을 채우면서 낮은 가격에 빠른 납기를 기대하기는 점차 더 어려워진다"며 "한국이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만큼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우수한 품질의을 원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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