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 :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 투자자의 주목을 끄는 주식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여기서 밈(Meme)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펴낸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에서 등장한 말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요소라는 뜻을 갖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주식시장에 밈 주식이 있다면, 코인시장에도 '밈 코인'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밈코인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밈 코인은 주로 인터넷 밈(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짤이나 영상, 유행어)이나 커뮤니티의 장난에서 시작된 코인을 뜻한다.
그러나 일부 밈코인이 글로벌 거래소 상장 이후 수천 퍼센트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코인시장의 랠리로 관심이 커진 투자자들이,박스권에 갇힌 주요 코인 대신 밈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권 당시 출산율이 대폭락한 것을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 빗댄 이미지. 문크코인 홈페이지 캡처
25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저출산'을 테마로 한 가상자산인 '문크코인(Moonkecoin)'이 공식 론칭됐다. 현재 거래소를 통한 구매는 불가능하고 교환 페이지를 통해 바이낸스코인(BNB)과 교환이 가능하다.
이 프로젝트가 공개한 백서에 따르면 문크코인은 이른바 출산증명(Proof of Birth)이라는 알고리즘을 추종한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감소할수록 이 토큰의 일부가 소각돼 코인의 가치가 높아지는 형태다.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를 풍자할 목적으로 출범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글로벌 코인시장에서는 테슬라와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밈코인의 주요 대상이다. 밈코인의 대장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과열된 가상자산시장을 비꼬기 위해 시바견 밈을 차용해 시작됐지만, 일론 머스크가 2020년경부터 언급하기 시작하며 현재는 글로벌 시총 8위의 메이저 코인으로 자리 잡았다.
도지코인 이미지. 뉴시스 제공
지난주 가격이 10배 가까이 오른 '아비도지(AIDOGE)'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레이어2인 △아비트럼과 미래 기술로 각광 받는 △인공지능(AI), 밈코인의 대표 △도지(시바견)를 결합한 밈코인이다. 아비도지는 아비트럼 에어드랍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돼 지난 17일에는 MEXC, 18일에는 후오비 거래소에 상장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7일 0.0000001467사토시(1억분의 1 비트코인)에 시작한 아비도지의 가격은 지난 23일 0.00000121사토시로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도 최근 '플로키 이누(FLOKI)'를 상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로키도 일론 머스크의 애완견 '플로키'의 이름을 딴 밈코인의 일종이다. 밈코인 대장인 도지코인, 시바이누 등에서 영감을 얻어 지난 2021년 6월 탄생했다.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소식에 가격이 급등해 올해 초 0.05사토시 정도에 불과하던 플로키의 가격은 0.2사토시까지 오르기도 했다.
"밈코인 1건 뒤에는 10만개의 사기 발생"
업계에서는 "재미로 소액을 투자하는 건 상관 없지만 실체가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캐릭터인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를 모티브로 한 '페페코인(PEPE)'은 이달 16일에 출시돼 유니스왑 등 DEX(탈중앙화거래소)에서 거래되다가 19일부터는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등에도 상장되며 한때 200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0.001389사토시까지 오르던 페페코인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37.78% 하락한 0.0008641사토시에 거래되고 있다.
더욱이 투자 사기인 러그풀(가상자산 개발자의 투자 회수 사기 행위)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개발된 '진도지 코인'과 '오징어게임 코인' 역시 밈코인으로 시작해 러그풀로 끝난 바 있다.
페페 더 프로그 이미지
지난 주말 '매스레이디(Math Lady)'라는 밈을 이용한 '매스코인(MATH)'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매스코인 발행자는 발행 전 판매를 통해 60이더리움(약 1억4580만원)을 받았지만, 이날 새벽 트위터 계정을 비활성화하고 이더리움도 다른 계정으로 전송했다.
쟁글 리서치팀은 "페페코인의 인기와 더불어 각종 밈코인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기 행위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 블록체인 투자자는 "페페와 같은 밈 코인의 성공 1건 뒤에는 10만개 이상의 러그풀이 발생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밈코인의 99%은 사기임을 강조하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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