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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극복이 일상’ 이다연, 팔꿈치 인대파열 딛고 4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재패

‘시련 극복이 일상’ 이다연, 팔꿈치 인대파열 딛고 4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재패
이다연, KLPGA 챔피언십 제패 (서울=연합뉴스) 이다연이 30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사진은 홀아웃하면서 활짝 웃는 이다연. (KLPGA)

[파이낸셜뉴스] 이다연은 별명이 ‘오뚜기’다. 여러 가지 상황을 겪었지만, 항상 일어서는 투철한 근성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다연이 이번에도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 공백을 딛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다연은 4월 30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021년 한화클래식 제패 이후 1년 8개월 만에 거둔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 2억3400만원을 받은 이다연은 상금랭킹 2위(2억7165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2019년 한국여자오픈, 2021년 한화 클래식에 이어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을 거둔 이다연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한 걸음 다가섰다.

2015년 데뷔한 이다연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다. 이상하리만치 그녀에게는 많은 불운이 찾아왔다. 2016년에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와 13차례 대회에서 12차례 컷 탈락했다.

골프 선수에게 입스는 선수 생명을 위협할만한 엄청난 악재다. 가장 먼 거리를 보내야하는 티샷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골프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즌 막판 3개 대회에서 톱10에 두 번 입상하면서 극적으로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진입해 시드를 지켰다.

‘시련 극복이 일상’ 이다연, 팔꿈치 인대파열 딛고 4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재패
마지막날 신인 방신실과 엄청난 접전을 펼친 이다연... 15번 홀에서 승부는 갈렸다. (KLPGA)


2017년에는 시즌을 앞둔 3월 훈련 도중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을 받고 한 달 동안 병원에 누워서 지내는 사이 시즌은 시작됐다. 퇴원하고도 골프 스윙을 하기까지는 한 달이 더 걸렸다.

시즌이 개막하고 11개 대회가 치러진 뒤에야 필드에 복귀했지만 2개 대회 연속 기권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었다. 하지만 상금순위 78위로 10월 팬텀 클래식에 출전한 이다연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 역전 우승을 가까스로 또 다시 시드를 지켰다.

그 뒤 이다연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2018년 두 번째 우승을 거두고 2019년에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쓸어 담았다. 2021년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 정상에 오른 이다연은 이번에 또 다시 시련을 맞았다.

2022년에 팔 인대가 파열돼 10개 대회만 치르고 시즌을 접었다. 수술받고 재활에 매달리느라 전지훈련은 언감생심이었다. 시즌 개막 한달을 앞두고서 스윙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타고난 감각과 집중력은 어디에 가는 것이 아니었다. 빠르게 자신의 감각을 찾아갔고, 컨디션을 회복해갔으며 고작 4번째 대회 만에 정상문턱에 다시 올라섰다.

‘시련 극복이 일상’ 이다연, 팔꿈치 인대파열 딛고 4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재패
마지막까지 이다연과 우승을 다툰 방신실 (KLPGA)

우승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신인 방신실의 기세가 워낙 무서웠기 때문이다. 방신실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다연은 주고받는 공방전을 펼쳤다. 승부는 후반 15번 홀(파5)에서 갈렸다. 아직 신예인 방신실은 노련한 이다연과 집중력에서 차이가 났다.

15번홀에서 이다연이 먼저 4m 버디 퍼트를 넣었다. 하지만 방신실은 더 짧은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가갔고, 1.2m 파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2타가 벌어졌다. 사실상 쐐기타였다. 이다연은 이어진 16번 홀(파4)에서 4.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17번 홀(파3)에서 8m 버디 퍼트는 우승 자축포 그 자체였다.

방신실은 우승은 놓쳤지만,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린 끝에 공동 4위(8언더파 280타)를 차지해 무서운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김아림은 3타를 잃고 공동 22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