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빈이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JTBC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화평론가 김갑수가 배우 박은빈의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수상 태도를 지적했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한 김갑수는 백상예술대상이 성공적이었다면서도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적은 설득력이 없진 않다. 그는 "거의 모든 수상자들의 멘트 80~90%가 누구에게 감사하다"는 것이라며 "감사 표현은 개인적으로 하고, 그보다는 배우 자신의 생각이나 작업 당시 어려움, 앞으로의 생각 등을 이야기하면 더 좋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나쁜 사례로 대상 수상자인 박은빈을 언급하며 "훌륭한 배우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다"라면서도 "그런데 울고불고 코 흘리면서"라며 눈물의 수상 소감을 지적했다.
또 호명 후 자리에서 무대에 나오기까지 "30번 이상 절한다. 여배우가 너무 꾸벅꾸벅. 이게 무슨 예의냐. 그러다가 자빠지고, 팡파레 터지니까 (놀라고), 나와서 엉엉 울고"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이가 서른인데 송혜교씨 한테 좀 배우라"며 비교까지 더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지적은 대중들의 공감을 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은빈이 아역 출신으로 연기 경력은 많지만, TV드라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재벌집 막내아들'의 이성민과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송혜교를 비롯해 객석에 앉아있던 수많은 선배 배우들을 제치고 무대에 오르게 된 상황이었다.
서른이라고 하나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던 작품으로 큰 상을 받게 된 박은빈으로선 자연스런 감정을 누르기게 쉽지 않았을 것이고, 수십 차례 인사하는게 오히려 예의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물론 횟수가 너무 많았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 탕웨이의 경우 두세차례 고개를 숙이되 그 숙인 시간 자체를 길게 하여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우아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박은빈은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나 나이를 여전히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박은빈은 탕웨이나 송혜교보다 경험이 적고 게다가 탕웨이의 방식을 금방 벤치마킹하는 게 오히려 더 무리수였을 수 있다.
다소 우아하지 못했을 수 있으나 박은빈은 이후 사려깊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수상 소감으로 마지막을 감동적으로 장식했다.
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어렵게 수락하게 된 이유부터 작업 당시 어려움 그리고 이 작품의 가치 등에 대해 조리있게 말하며 이 작품이 우리사회에 끼쳤던 선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박은빈의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3일 기준 조회수 527만회를 넘었다. "소감이 대통령감이다", "얼마나 깊이 있고 품위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소감", "감동적이다" 등의 댓글에서도 그의 수상 소감이 얼마나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알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갑수. 2023.05.02.(사진 =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캡처)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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