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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팔리는 아이폰의 '벽'... 차별화 고심 깊어진 삼성전자

올해 1·4분기에도 애플의 아이폰 평균판매가격(ASP)이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이폰은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모델에 전념하고 있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애플 만큼 공고하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 CIRP에 따르면 아이폰은 올해 1·4분기 평균판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통 아이폰이 매년 9월 출시돼 연말까지 많이 팔리고 난 뒤 판매세가 다소 꺾이는 시기임에도 정작 평균판매가격은 988달러(약 131만원)로 전년 동기(882달러, 약 117만원)보다 크게 올랐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부터 아이폰14프로·프로맥스 모델에 확실한 차별화를 둔 덕분이다. 애플은 아이폰14 기본과 플러스 모델에는 아이폰13 프로 모델에 들어간 'A15 바이오칩'을 탑재했지만 프로 모델에는 신형 칩 'A16 바이오닉'을 장착했다. 아이폰의 상징이었던 '노치'는 카메라 모듈 부분만 뚫은 펀치홀 디자인으로 변경됐고 화면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도 추가됐다. 이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프로 모델로 대거 눈길을 돌리면서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이 오른 것이다. 또 아이폰14 시리즈부터 미니 모델이 단종되면서 미니를 선호하던 사용자들이 아이폰14·14플러스를 구매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도 최근 평균판매가격을 올리기 위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Z 시리즈에 집중하면서 세부사양 차별화 등을 통한 업셀링(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 부문 상무는 지난달 27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4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갤럭시S23 등 플래그십 판매 호조로 평균판매가격이 좋아져 선방했다"며 "갤럭시S23울트라 모델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고 대용량 스토리지(저장공간) 업셀링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갤럭시Z폴드·플립5 등 새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갤럭시Z플립5는 외부 화면을 3.4인치로 확 키우면서 오포 파인드N2플립, 비보 X 플립과 유사한 디자인을 갖출 것으로 예상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Z 시리즈 출시를 통해 평균 판매가격을 올리면서 수익성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며 "갤럭시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기반이기에 다른 대체제도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주기 위해 갤럭시만의 연결 경험, 에코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