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평균 31%…장기 투자로 각광
'키움쥬니어적립식 C1' 14% 최고
목돈·금융교육·절세혜택까지 누려
증시가 차츰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주식 비중이 높은 어린이 펀드도 몸을 풀고 있다. 올해 초 가입했다면 은행 예·적금을 웃도는 10%대 수익률을 취할 수 있었다. 장기투자로 목돈을 만들 수 있는데다 금융교육 기회가 주어지고,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2개 어린이 펀드의 연초 이후(3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10.50%로 집계됐다. 최근 3년으로 따져도 31.09%로, 확실한 장기투자 상품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 '키움쥬니어적립식 C1'이 올해 14.26% 성과를 내며 선두를 차지했다. '한국투자밸류10년투자어린이 C-E·A·C'가 각각 13% 후반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나란히 2~4위에 올랐다. 'IBK어린이인덱스' 'KB사과나무' 등도 13.23%, 11.76% 성적을 나타냈다.
어린이 펀드는 1999년 처음 출시(하나UBS아이비리그플러스적립식)된 이후 부모가 초·중학생 등 자녀의 미래 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2000~2009년 19개 상품이 쏟아졌다.
일반 공모펀드와 운용전략상 차별화되는 지점은 크게 없으나 대개 장기적 관점에서 택하는 만큼 우량주나 성장이 확실시되는 종목 위주로 담는다.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주가가 적정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보유해 장기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단 점도 혜택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엄마사랑 어린이 예술경제 캠프' '어린이 경제레터' '어린이 운용보고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운용·판매보수 일부를 청소년 금융교육 기금으로 조성하거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연수 등을 진행하는 운용사들도 있다.
무엇보다 자녀 명의로 된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선 10년마다 2000년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최지호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매니저는 "운용전략도 아이 성장에 발맞춰 현재보다 미래에 더 커질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쓴다"며 "편입종목을 성장주·가치주 등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해 장기간 안정적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부 주식형 상품인 만큼 증시가 재차 흔들리면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올리면서 긴축 종료 시점이 다시금 연기됐다.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지난 3일 기준 전체 설정액은 4342억원 규모고, 최근 3년 새 1633억원이 빠져나갔다. 증시 상황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긴 하나, 2012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펀드가 출시되지 않고 있는 점도 큰 제약으로 꼽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