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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에 묶인 '멧돼지 감시견' 서울 5성급 호텔의 만행

밧줄에 묶인 '멧돼지 감시견' 서울 5성급 호텔의 만행
서울 5성급 호텔&리조트 파라스파라 뒤편 산책로에서 한 반려인으로부터 발견된 개가 짧은 줄에 묶여 비를 맞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북한산 자락에 자리해 도심 속 휴양지라는 타이틀을 가진 파라스파라 서울이 반려동물 방치 및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스파라는 최근 민가에서 기르던 반려견 한마리를 빌려 '야생동물 감시견'으로 사용한 것이 밝혀졌다. 지난 2021년 오픈한 파라스파라 서울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운영 하에 오픈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5성급 리조트로 등극했으며, 서울 유일의 산 속 리조트로 인기를 꾸준히 누려왔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제보에 따르면 파라스파라 호텔 뒤편에는 작은 개집과 함께 밧줄로 묶여진 개 한마리가 비를 맞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제보자 A씨에 따르면 따로 밥그릇 없이 개집안에 사료를 부어놔 개가 비를 그대로 맞고 떨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따로 개를 돌봐주는 직원도 없었다고 한다.

반려인인 A씨는 보다못해 호텔 프론트 직원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문의하자 "멧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데려다놨다"는 답변을 받았다.

파라스파라의 만행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이 공분하자 호텔 측은 7일 오전에 입장문을 내며 해명했다.

호텔 측은 "야생동물 감시견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질책한 부분에 대해 사죄한다"며 "국립공원 내 위치한 특성상 겨울철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민가에서 키우는 감시견을 리조트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7일 오전에 감시견은 견주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동조치 했고, 병원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라스파라 측의 해명 이후 반려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5성급 호텔이자 서울 유일 리조트로 반려동물 동반 객실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에서 '야생동물 감시견'이라는 명목하에 동물학대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은 "동물권과 복지를 전혀 모르는 호텔과 직원들이 올리는 사과문이라 이렇게 밖에 대응을 못하는 것 같다", "5성급 호텔이면 감시견이 아니라 돈을 들여서 CCTV를 달아놓는게 맞지 않냐", "아생동물 감시견을 묶어놨다는건 저항도 못하고 죽으라는 말 밖에 더 되는가",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펫 객실이 있는 5성급 호텔에서 이런 발상을 하는지 경악스럽다", "건강검진 지원과 견주에게 돌아간 개의 소식을 확인시켜달라" 등 댓글을 달며 공분하고 있다.

최근 호캉스가 MZ세대 힐링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번 감시견 사건으로 파라스파라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호텔 측은 반려견과 북한산 공기와 풍경을 즐겨보라며 올린 신규 펫객실 홍보 게시글을 삭제했다. 현행법상 동물학대는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일컫는다. 또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방치하는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