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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더 센 보증금 대란 온다...2년전 상투잡은 전세계약 5만건 넘어


하반기에 더 센 보증금 대란 온다...2년전 상투잡은 전세계약 5만건 넘어
서울 은평구청에 마련된 전세 피해 지원을 위한 상담센터에서 한 피해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10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6차 전용 79.9㎡는 7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동일 면적 전세시세는 4억5000만~4억8000만원으로 2년전새 3억원가량 떨어졌다.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10월에는 해당금액만큼 메꿔 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 상황이다.

전셋값 고점 시기에 서울에서만 전세계약 규모가 5만건을 넘어 올해 하반기이후 역전세난 가중과 전세사고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년전 전셋값 정점시기에 체결된 대규모 전세계약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몰려 현재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셋값 상투 잡은 세입자, '송파' 최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0개월간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은 총 5만2148건으로 조사됐다. '5% 상한룰'이 적용되는 갱신계약은 제외하고 신규만 집계한 수치다. 부동산R114 집계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2021년 6월 2050만원으로 200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다음 해 3월에는 2157만원까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나 KB통계도 다소 차이는 있으나 같은기간을 전셋값 정점국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당시 10개월간 서울서 신규로 체결된 아파트 전세계약은 매달 평균 5200여건이다. 즉 다음달부터 서울 전역에서 5000건이상의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셈이다.

전셋값 고점 기간에 체결된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을 보면 총 5만2148건 중 송파구가 44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노원구가 4195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구(3686건), 강서구(3431건), 강동구(3235건) 등은 3000건을 넘었다.

송파구의 경우 거여동 현대2차 전용 84.9㎡가 2021년 6월 6억5000만원에 신규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현재 전세는 4억2000만~4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3㎡는 2년전 9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전세시세는 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의 경우 전셋값 급등기때 14억~15억원대에서 거래가 적지 않았으나 현재 전세 상한가는 11억원대이다. 잠실동 L공인 중개사는 "하반기 들수록 고점에 체결된 계약 만기가 다가온다"며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보증금 반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0단지 전용 59.3㎡의 경우 2021년 6월에 3억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최근에는 2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 노원구 D공인 관계자는 "작은 평형도 피크 때보다 전셋값이 1억원 정도 하락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더 센 역전세난 온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더 센 역전세난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 6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계약이 2년전 상투를 잡은 계약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 낙폭이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올해 1·4분기에만 9.57%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하락률(-10.11%)과 격차가 크지 않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2년 전 전세계약을 분석해 보면 아파트 역전세난은 올 하반기 피크를 찍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역전세난을 막기 위한 방안보다 보증금을 보호 받기 위한 최소한의 안정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유연한 정책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다. 역전세난으로 선량한 다수의 세입자들이 보증금 전액을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전세금 반환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 규제를 완화하는 등 현재 위기상황에 맞게 한시적·일시적으로 유연한 정책을 적극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