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금'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700억원을 넘어섰다. 한 달 만에 새로 100억원을 끌어모으며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순자산액은 707억원(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600억원을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이뤄낸 성과다. 최근 글로벌 은행 위기 등 금융시장 불안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인 결과다.
2021년 12월 상장한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한다.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의 성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달러에 투자하는 효과도 있다.
금현물에 투자하는 만큼 롤오버(월물 교체) 비용을 회피할 수 있고, 금 ETF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퇴직연금 내 투자가 가능하다. 수익률도 뒷받침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26%, 최근 6개월과 1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14.44%, 12.07%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가 자금 유입에 유효하게 작용했다"며 "경기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세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금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 시점에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적절한 투자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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