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박·효뜨 등 외식업 성공가도 달리는 남준영 대표
맛뿐만 아니라 현지문화까지 담아
식당 넘어 추억과 향수의 공간으로
중식당·이자카야 등 17곳 인기끌어
12일부터 에버랜드 푸드축제 참여
"단순히 '한 끼'를 대접하는 것을 넘어 여행지에서 가족과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처럼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의 상징이던 에버랜드에서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할 수 있게 돼서 나 역시 기쁘다."
9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베트남 쌀국수집 '남박'에서 만난 남준영 대표(사진)는 자전거를 타고 왔다. 일명 '용리단길'에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시작으로 중식당 '꺼거', 이자카야 '키보', 한식당 '사랑이뭐길래'를 연이어 히트시킨 점이 젊은 '백종원'을 보는 것 같았다.
인터뷰를 3시간 앞두고 점심 시간에 남 대표에게는 따로 언질 없이 베트남 식당 '남박'에 들렀다. 메뉴판에는 남준영 대표의 '남'과 아내이자 사업 파트너인 박지은 대표의 '박'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적혀 있었다. 매운 쌀국수와 짜조를 먹었다. 기본에 충실한 따뜻한 맛이었다. 가게의 영업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라 이상해 연유를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베트남에서는 아침에 쌀국수를 많이 먹는데 우리나라엔 그런 곳이 없었다. 저녁 장사를 하지 않으면 가게가 되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여러 음식을 시켜 나눠 먹는 손님이 종종 있는데 주인장으로서는 조금 아쉽다. 우리나라 순댓국이나 설렁탕도 첫맛, 중간맛, 끝맛이 있는 것처럼 '한 그릇'에 온전히 담겨 있는 정확한 맛을 전해드리고 싶다."
남 대표는 현재 베트남 식당인 효뜨(4곳)·굿손(7곳)·남박(1곳), 중식당 꺼거(2곳), 이자카야 키보(2곳), 한식당 사랑이뭐길래(1곳) 등 총 1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첫 식당인 '효뜨'는 베트남 음식은 단순한 '식사'라고 알려진 우리나라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술과 함께하는 비스트로 개념을 도입했다. 영화 '비긴어게인'에서 주인공들이 맥주와 함께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것처럼 한국에 새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효뜨를 창업하기 전 베트남에 가서 테이블, 의자, 조명, 젓가락 하나까지 총 180㎏의 화물을 실어와 현지 느낌을 살렸다.
굿손은 유일하게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자카야 키보는 서서 먹는 일본식 이자카야 문화를 도입한 식당이다. 각 브랜드 모두 '기존엔 없던 것' 혹은 '뚜렷한 개성'이 있었다.
성공 비결에 대해 그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베트남 여행에 못 가면서 오히려 사람들은 현지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느끼고, 식사와 함께 그 시간과 공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며 그가 만든 법인의 이름이 'Time to Travel(여행할 시간)'인 것도 음식과 여행이 갖는 의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메가스터디와 함께 브랜딩에 관한 책을 준비 중으로, 이르면 연말에 책이 나올 예정이다.
효뜨는 현재 여의도 더현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해 있고 꺼거는 하남스타필드에 오는 6월 입점 예정이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는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푸드축제에 '남박'이 참여한다. 에버랜드는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스프링 온 스푼' 페스티벌을 통해 720개 품종 300만송이 장미 향기를 맡으며 인기 맛집을 엄선한 축제를 진행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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