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재무 건전성 목적
공모·사모시장서 발행 급증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과 재무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혹은 후순위채 발행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공모시장에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으로는 신한라이프생명보험, SK텔레콤, 농협금융지주 등이 있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은 이달 31일 또는 다음달 1일 최대 30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22일 최대 4000억원, SK텔레콤은 이달 25일 최대 4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4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마쳤다. 5년 후 콜옵션 조항을 내걸고, 금리는 연 5.8%에서 결정됐다. 오는 12일 5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사모시장에서의 조달도 활발하다. 부채 부담이 큰 HDC아이파크몰은 이달 8일 사모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9.0%에서 결정됐다. 같은 날 KB증권도 1200억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을 발행했다. 표면이율은 연 5.350%에서 결정됐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총 8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찍었다. 7년물은 표면이율 연 4.460%, 10년물은 연 4.610%에서 각각 결정됐다.
이처럼 기업, 은행,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는 데는 자금조달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관리를 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후순위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관리하려는 은행과 지급여력비율(RBC) 관리하려는 보험사들이 단골로 찾는 조달수단이다.
후순위채는 발행시점에는 전액 자본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자본인정비율은 잔존만기 5년 이내에는 매년 인정금액이 20% 차감된다. 이에 주기적으로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적정성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
기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기간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한 후 다시 재발행하려는 기업들도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기업과 채권시장 신뢰를 깎아내릴 수 있는 만큼 금리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콜옵션 행사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지속적인 콜옵션 조기상환은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이슈, 올해 3월 크레디트스위스의 AT1 채권 전액 상각 이슈 등으로 자본성 증권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면서 "기업, 금융사들의 채권 (콜옵션에 대응한) 조기상환 실시는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달러화 자본성 증권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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