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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AI' 주도권 싸움 치열… 韓기업 생존전략은

구글·MS 이어 SAP도 출사표
한국어 특화·기술협력 바탕
국내 기업 경쟁력 확보 시급

'기업용 AI' 주도권 싸움 치열… 韓기업 생존전략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에 이어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기업인 SAP도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출시한다. '기업용 AI' 기업간거래(B2B) 시장 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 특화'와 '기술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AP, MS·구글과 파트너십 강화

SAP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개최된 연례 행사 'SAP 사파이어 2023'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AI'를 선언했다. MS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기업이 직원을 유치하고 숙련시키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솔루션 전반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강조했다.

SAP의 인적자본관리(HCM) 솔루션인 SAP 석세스팩터스 솔루션과 MS의 365 코파일럿(AI 비서), 코파일럿 인 비바 러닝, 애저 오픈 AI 서비스 등을 접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인사 담당자는 필요한 직무에 대한 설명서를 AI를 통해 쉽게 만들 수 있고, 적절한 면접 질문도 뽑아낼 수 있게 된다.

또 SAP는 구글과도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구글클라우드의 '빅쿼리(기업 데이터 분석 서비스)'와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SAP 데이터스피어'를 통합하고, 마케팅, 판매, 재무, 공급망 등 기업 전반 데이터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협업한다.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의 AI 및 머신러닝(ML) 서비스를 활용해 SAP 및 타사 시스템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키며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도 생성할 수 있다.

■"기술협력으로 경쟁력 확보"

빅테크 간 협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기업용 AI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카카오, LG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기업용 AI 시장 공략을 위해 서비스를 준비 및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어를 원활히 지원하는 기업용 AI 서비스를 내놓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회사들의 기업용 AI 경쟁력은 여전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기업의 기업용 생성형 AI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빅테크 서비스에 '락인'(묶어두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 특화'와 '기술협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올 여름 공개할 초대규모AI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GPT-3 적용 모델 기준)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대규모 AI 모델로 알려져 있다.
한국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SK C&C 등 국내 기업과 기술 및 사업 협력을 강화해 금융업 등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바른AI연구센터장)는 "기업용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해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에너지도 크게 소비되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기업들이 함께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는 아직 빅테크가 진출하지 않은 지역의 말뭉치(언어 자료 모음) 사업을 도와주면서 인프라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