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3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 특별전담팀(TF)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새로운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앞두고 난색을 표했던 것은 다소 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차관은 과기정통부가 새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뒤 오찬 자리에서 “중간요금제 관련, (통신사들은) 다 죽는다고 했는데 연말에 이익을 보는지 손해를 보는지, 진짜 이통사가 죽는지 한 번 보죠”라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봐야할 것”이라며 5G 중간요금제가 이통 3사 실적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차관은 다음달 발표 예정인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에 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이용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게 큰 목적인데 경쟁활성화에 대해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알뜰폰도 그 목적으로 도입한 건데 그동안은 미미했던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이른바 단통법이 개정 또는 폐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통법은 고객이 휴대폰을 구매할 때 나타나는 차별을 막기 위해 등장했으나 정부 의도와 달리 이통 3사의 마케팅 경쟁이 사그러지면서 휴대폰 번호이동자 수가 급감했다.
단통법 시행 전인 2013년 1116만명이었던 번호이동 건수는 2019년 580만, 2021년 508만명, 2022년 453만명으로 줄었다.
마케팅 비용도 줄면서 자연스레 이통 3사의 실적은 개선됐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모두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단통법 만든 지 10년 정도 됐으니 어떤 역할이 바람직한지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폐지 또는 유지를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건 과기정통부 뿐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와도 공동 소관하고 있어 관계 부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아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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