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카트, 자전거 타고 둘러보는 '무앙보란'
'물생활'인에 천국 짜뚜짝 주말 시장
[파이낸셜뉴스]
방콕에서 지하철에서 갈 수 있는 관광지 '무엉보란'에서 한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매력적인 도시 방콕은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 역사 덕후, 밀리터리 덕후, 음식 덕후, 유흥 덕후, 골프 덕후, 축제 덕후 등 누가와도 만족스럽게 떠날 수 있는 몇 안되는 도시다.
파타야에서 4박을 하고 방콕으로 넘어왔다. 방콕은 전에도 몇 번 온 적이 있어서 별다른 계획은 없었다.
방콕에 와서 '반드시 가야할 장소'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 검색 한 두 번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방콕을 'N차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필자가 가장 첫 번째로 추천하는 곳은 '방 크라차오'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방콕 안에 있는 열대의 정글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행기자 당시 썼던 기사
'배낭 여행객의 성지, 방콕... 그안에 숨은'마지막 정글''을 검색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추천할 만한 곳이 이번에 다녀온 '무앙보란'이다.
방콕에서 자전거를 타며 열대 우림을 느낄 수 있는 방크라차오 / 이미지=파이낸셜뉴스 2023년 2월 10일자 여행면
■'살아있는 박물관' 무앙보란
무앙보란은 영어로 '고대 도시(Acient City)'를 뜻한다고 한다. 태국 전역의 지역별 특색이 담긴 유적지를 한번에 볼 수 있도록 재현한 야외 박물관이다. 걸어서 이 곳을 모두 둘러보려면 5시간은 걸릴 정도로 넓다. 보통 단체 관람객이면 골프 카트를 대여해 2시간 정도에 둘러 볼 수 있다. 혼자 왔다면 전기 자전거나 일반 자전거 대여해서 편하게 둘러 볼 수도 있다.
무앙보란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며 1295㎢이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방콕의 남쪽인 방푸 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BTS를 타고 종점인 '케하' 역에서 갈 수 있다. 케하 역에 내리면 택시들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일종의 대중 교통 수단인 썽태우를 타고 가면 1인당 10밧(400원)에 갈 수 있다.
케하 역을 내리자 역사 아래로 보이는 커다란 강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더운 날씨 탓에 이끼를 잔뜩 머금은 강은 말 그대로 둔탁한 초록색이었다. 과거에는 케하까지 지하철로 연결이 안 됐으나 현재는 방콕 시내(나나역)에서 지하철로 20 정거장 정도면 올 수 있다.
무엉보란 /사진=이환주 기자
썽태우에서 내려 무앙보란의 거대한 입구에 들어섰다. 티켓 구입 장소까지 무료로 카트를 태워주는 기사님이 인사를 건넸다. 티켓 구입 장소에서는 현장 티켓 구매, 골프 카트, 자전거 대여 등이 가능하다. 몽키 트레블, 마이리얼 트립, 클룩 등 앱을 통해 사전에 티켓을 구매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는 시간 제한 없이 150밧(6000원)에 대여가 가능하다. 다만 점심 시간 전후로는 해가 뜨거우니 썬크림과 모자는 필수다. 전기 자전거는 3시간에 250밧(1만원), 골프 카트는 2인 기준 1시간에 350밧 이후 추가 1시간마다 100밧을 더 내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걸어다니면서 천천히 둘러 보는 것도 좋지만 운동화나 편한 신발은 필수다. 안내소를 떠나기 전 반드시 지도를 확인하고, 종이로 된 지도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다. 각 건물마다 번호가 적혀 있어 현재 내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장소가 너무 방대해 길을 잃거나 같은 곳을 여러번 헤맬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잠시 달리자 황금 외관을 거대한 건물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우고 사진을 몇 방 찍었다. 건물 안에는 족히 10m는 넘어 보이는 거대 불상과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일부 사원의 경우 그 안에 직접 들어가 각종 유물들을 확인할 수도 있다. 사원 하나가 작은 박물관처럼 볼거리가 많은데 그런 사원과 건물이 100여개가 넘게 있는 곳이 무앙 보란이다. 첫 장소에서 사진을 찍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추천한다.
무엉보란에서 만난 고양이. 방콕 여행을 하며 자주 마주치게 되는 고양이들. 한국 고양이와 달리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사진=이환주 기자
무엉보란의 한 다리. /사진=이환주 기자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건물을 구경하며 자전거를 타다 보면 강 위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성과 같은 건물에 다다른다. 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성 벽이 길게 늘어서고 금빛과 초록빛의 건물 외관은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태국 전통 의상을 입은 여자와 그의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연신 셔터를 눌러 대고 있었다.
건물 입구가 거대한 사자로 이루어진 건물은 작은 '귀신의 집'으로 꾸며져 있었다. 총 3층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좀비와 같은 무서운 조형물들을 순차적으로 만날 수 있다.
사자 형태를 띈 무엉보란의 한 건물. 건물 내부는 귀신의 집 형태로 꾸며져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강 위에 떠 있는 무엉보란 내에 있는 유적지. / 사진=이환주 기자
자전거를 타고 가다 우연히 코끼리 사육장 같은 곳에 내렸는데 단돈 20밧(800원)에 미니 바나나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5~6개 정도 되는 미니 바나나를 하나씩 건네주자 코끼리가 미끈하고 긴 코로 하나씩 받아서 넘겨 먹었다.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며 2바퀴 정도 구경했다. 목이 마르면 망고 주스를 사먹고, 나가기 전에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다. 파타야에도 전세계 여러 건축물을 축소해서 전시한 '미니 시암'이란 관광지가 있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미니 시암'이 그냥 커피라면 무앙보란은 'TOP' 같은 느낌이다.
무엉보란 유적지 / 사진=이환주 기자
무엉보란 유적지.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단,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사진=이환주 기자
■짜뚜짝 시장은 못 참지..열대어 시장 탐방
코로나19가 터졌을 무렵부터 '물생활(열대어 혹은 해수어 등을 키우는 것)'을 시작했다. 과거 방콕에 와서도 짜뚜짝 주말 시장은 여러번 왔었지만 이번에는 짜뚜짝 주말 시장에 있는 열대어 시장만 둘러보기로 했다. 짜뚜짝 주말 시장은 규모가 너무 거대해 하루 만에 다 둘러보는 것은 욕심이다.
열대어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을 '봉달(봉지에 압축 공기를 넣어 포장)'해 판매한다. 색깔이 화려하고 공격성이 있는 '베타'같은 녀석들은 작은 봉지에 1마리씩 판매하지만, '구피'와 같이 작은 물고기들은 여러 마리를 한 봉지에 판매하기도 한다. 양동이에 여러 마리를 풀어 넣고 한 마리씩 그물로 건져 판매하기도 한다.
짜두짝 주말 시장에서 판매 중인 열대어 베타 / 사진=이환주 기자
'파이팅 피쉬'라고도 불리는 베타는 태국이 원산지로 수컷은 공작새처럼 화려한 색깔과 지느러미를 자랑한다. 수컷 베타는 한 공간에 두면 다른 한 마리가 죽을 때까지 싸우기 때문에 단독 사육이 원칙이다.
빨강과 파랑의 기본 베타는 태국 현지에서 500원 1000원 정도로 한국과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하다. 색감이 화려한 베타의 경우 한국으로 국외 수입될 경우 유통 마진이 붙으면서 훨씬 비싸진다.
저렴하게 베타를 봉달해서 한국에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참아야 했다.
짜두짝 주말 시장내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한 관광객이 토끼를 보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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