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디지털 경제가 곧 경제가 되어가는 오늘날, 높아진 고객의 기대와 넓어진 선택의 폭은 기업이 단기 이익을 위해 고객 경험 투자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맥킨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 경험 선두 기업의 매출 성장이 후발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코로나19 이후 매출 반등도 더욱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고객 경험을 일관되게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에 기여한다는 지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세계 기업은 좋은 경험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경험 주도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경험 주도 성장은 전 고객 여정으로부터 기업과 고객 모두 지속적인 가치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은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매 순간 브랜드로부터 관련성 높고 일관된 상호작용을 기대한다. 이렇게 연결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에만 가치를 느끼고 충성도를 갖는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실시간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얻은 전 조직에 걸쳐 얻은 인사이트로 모든 고객 접점을 잇는 연결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신뢰에 기반한 개인화된 경험을 위해 강력한 데이터 관리 및 거버넌스도 필요하다.
여기에 디지털 경제의 원동력인 콘텐츠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강조된다. 어도비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최소 2배 증가했다고 답한 글로벌 마케팅 및 고객경험(CX) 전문가는 88%에 달했으며, 3분의 2가량은 향후 2년 내 콘텐츠 수요가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고객 접점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콘텐츠 제작 및 배포 속도가 비즈니스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화된 경험을 대규모로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콘텐츠 공급망을 정비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성형 AI 기술로 브랜드는 전자상거래용(커머스) 콘텐츠의 다양한 버전을 무한대로 생성하거나, 특정 지역 또는 연령대의 고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통찰을 얻음으로써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연결고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고객 여정 관리를 위한 프로세스와 기술은 대외적으로는 뛰어난 브랜드 경험, 조직에서는 자원의 효과적 분배를 통한 생산성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일례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롯데온(LotteON)'을 오픈하며, 맞춤형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 도입으로 경험 주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이미 데이터 기반 테스트 및 고객경험 최적화로 구매 전환율과 같은 주요 성과지표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목격하고 있다.
경험 주도의 성장을 위해 기업이 고객의 마음을 얻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련의 과정과 노력이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것처럼 어려운 일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잘 맞물린 톱니바퀴가 일단 돌아가기 시작하면 고객 경험에 대한 모든 투자는 디지털 경제에서 지속가능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고객은 기업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이먼 데일 어도비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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