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칩 2022.02.2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감산 기조로 D램 수급이 정상 수준에 근접하면서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장기 계약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모리 반도체 반등 시기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D램은 3·4분기, 낸드는 4·4분기 이후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서버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D램 제조사들에 장기 공급계약 문의를 하는 대형 고객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1위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를 비롯해 업계의 감산 기조가 이어지며 공급 과잉 국면이 정상화되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장기 공급계약은 향후 D램 가격이 오를 것을 본 고객사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사에 요청한다. 올해 2·4분기를 D램 업황 바닥으로 보는 고객사들이 늘어나는 신호로 볼 수 있는 셈이다. 향후 공급 가격·물량 공급 협상에서 제조사가 우위에 설 기반이 마련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의 투자 확대 기조 속에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신제품 출시 효과로 하반기 수요 반등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5 16기가바이트(GB)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달 3.921달러에서 지난 11일 4.144달러로 5.7% 상승했다. 통상 현물가는 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기업간 거래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된다.
낸드 역시 가격 반등 기류가 감지된다.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사인 YMTC는 최근 고객사에 낸드 제품 판매가격을 3~5% 인상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교적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낸드 시장의 경우 업황 회복세가 D램보다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아직 낸드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내년부터 메모리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트는 D램 시장이 올해 590억달러에서 내년 700억달러로 18% 성장할 것으로 봤다. 낸드 역시 같은 기간 360억달러에서 21% 성장한 44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스마트폰·PC 등 전방산업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메모리 업황 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미·중 분쟁 심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 기조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지만, 업황 회복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선 수요 회복 뒷받침이 필수"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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