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등심 100g당 1만1146원
한달새 7% 올라… 삼겹살 14%↑
설상가상 미국 소 질병까지 덮쳐
당분간 육류 가격 계속 오를 듯
"요즘엔 고기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이 너무 부담됩니다. 불황인데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주부 이씨)
때이른 무더위가 오고 본격적인 나들이철이 시작되면서 육류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소·돼지·닭 등 모든 축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4년 만에 찾아온 구제역은 가격 인상의 주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광우병이 발생해 당분간 육류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2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등심(1+등급)의 소비자 가격은 21일 기준 100g당 1만1146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달 전 1만399원보다 7.18% 가량 오른 수치다.
최근 한우 가격이 들썩이는 것은 정부가 구제역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다. 정부는 구제역 발생지역인 충북 청주시와 증평군을 중심으로 30일까지 소의 이동을 제한하고 가축시장을 폐쇄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주말 전국 우제류(소·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한우 살처분이 이어지면 축산물가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겹살 역시 오르긴 마찬가지다. 21일 기준 100g당 2653원인 삼겹살은 지난달 21일(2324원)보다 한달 새 14.1% 가량 올라 한우보다 오름폭이 더 컸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5월 초부터 나들이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삼겹살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가격을 바로 올릴 수 는 없으니 밑반찬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료비를 아끼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닭고기 가격도 상승했다. 21일 기준 육계 가격은 kg당 6218원이었는데 이는 한달 전(6137원)보다 1.3%가량 올랐다.
보통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외국산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수입검역을 강화하기로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제역과 광우병 등으로 전반적인 소고기 가격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대체품으로 찾는 돼지와 닭 등도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나들이 시즌과 여름 휴가시즌, 복날 등 소비가 많아지는 시즌에 돌입한 만큼 더욱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이미 외국산 육류도 오름세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다. 21일 기준 미국산 갈비(냉동)은 100g당 3743원으로 한달 전(3720원)보다 상승했으며, 호주산 갈비(냉동)역시 같은 기간 3919원에서 4089원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역시 지난달 21일에는 100g당 1447원었는데 이달 21일에는 1459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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