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연체율 상승에 대응
4조9000억 연내 대출 전환 예상
ABCP 매입, 내년 2월까지 연장
부실채권 대손상각도 추진 나서
금융당국이 증권사가 보유한 단기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증권사발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PF-ABCP, 대출로 전환 유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완화를 위해 ABCP 대출 전환 등 선제조치를 추진하고, 건전성 감독비율(NCR)도 전면 재검토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은 시장이 안정됐지만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PF-ABCP 규모가 지난해 말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만큼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보증한 단기 ABCP를 해당 사업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되도록 유도해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현재 부동산 사업장의 만기는 1~3년인 반면, 자금을 공급하는 ABCP는 통상 1~3개월마다 지속적으로 차환이 필요한 구조다. 이로 인해 단기 금융시장 경색시 대량의 ABCP의 차환을 위한 단기 시장금리 급상승, 차환 실패시 증권사 리스크 급증 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증권사가 3월 말 현재 지급보증한 PF-ABCP 등 유동화증권을 기초자산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전환할 경우 대출에 적용되는 순자본비율(NCR) 위험값(100%)을 ABCP에 준하는 32%로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조원이 넘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유동화증권 가운데 약 4조9000억원이 연내 대출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은 내년 2월까지 연장한다. 현재는 매입 잔액이 1032억원으로 감소한 상태지만 증권사 보증 ABCP 및 전체 단기 자금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었던 만큼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6월 말 종료예정인 자사보증 PF-ABCP 직접 매입 관련 NCR 위험값 완화조치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
■부실채권 신속한 대손상각 추진
증권업계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의 신속한 대손상각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규모는 약 4조5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립해 놓은 충당금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이미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은 빠른 시일 내 금감원에 상각을 신청토록 하고, 금감원은 이를 신속하게 심사해 승인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을 전면 재검토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적용도 개선한다.
지금은 자금 공급형태에 따라 대출은 100%, ABCP는 18%의 위험값을 반영해왔다. 이로 인해 단기 ABCP 형태의 자금 공급이 급증하고, 중소형사들은 고수익 획득을 목적으로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PF 취급을 늘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회사 규모에 따른 위험감내능력과 사업단계·변제순위 등 실질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대출-채무보증 등 자금공급 형태에 따른 규제차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적용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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