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와 접점 넓히는 정의선 회장
연대 경영대 강의 깜짝 등장
"조직문화, 리더십 변화 고민하고 있다"
연대 이무원 교수 "학생들, 소탈한 모습에 깊은 인상"
25일엔 전경련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에서 2030대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세번째)이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를 찾아 경영학과 수업을 참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세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은 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해 드리고 싶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연세대 경영대 학생들을 상대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놓고 던진 메시지다.
24일 연세대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1일 연대 경영대 이무원 교수의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임저로'라는 주제의 사례연구 수업에 참석해 약 100분간 현대차의 경영전략·기업문화 등을 둘러싼 학생들의 토론을 참관하고 격의없이 의견을 주고 받았다. 학생들은 사례연구의 주인공인 정 회장 앞에서 직접 토론하게 돼 설렜다는 반응이다.
이날 강의 주제는 '파괴적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정 회장의 경영 비전과 혁신이다. 초청자인 이무원 교수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윌리엄 바넷 석좌교수, 명지대 경영학과 김재구 교수(한국경영학회 회장)와 함께 집필한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는 지난해 말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케이스센터(Case Center)에 공식 등재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의 한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세대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뉴스1
정 회장은 토론에 참석한 학생들을 향해 "현대차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놀랍고 고맙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여러분이 가진 자질과 능력을 잘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엔 정 회장 뿐만 아니라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차그룹 김흥수 부사장, 기아 조화순 사외이사(연세대 교수) 등도 함께 했다. 정 회장은 강의 후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학생들의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커리어·인생계획 등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연세대 경영대 이무원 교수. 연대 홈페이지
이무원 교수는 본지 취재에 "정 회장이 이날 강연에서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언급하며 전략적이며 조직적 대응의 필요성과 함께 조직문화와 리더십의 변화를 역설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정 회장의 소탈한 모습에 학생들이 수평적 리더십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했다.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은 최근 대학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차(SDV), 인공지능(AI)등과 관련된 기술 공동 연구와 더불어 우수인재를 발빠르게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래 주력 고객층을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정 회장은 25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하는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 한 끼' 1호 주자로 2030대들과 대면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이날 서울대·고려대 등 국내 11개 대학 연구팀과 함께 전기차 핵심인 전력전자(파워 일렉트릭)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위해 '전동화 시스템 공동 연구실'을 설립하고 관련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장진환 상무(전동화설계센터장)은 "전동화 중심으로 모빌리티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학계와의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초격차 기술들이 대거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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