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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회장님도 응원한 네쌍둥이, 태몽부터 특별했죠"

김환·박두레 부부
'7000만분의 1' 기적처럼 태어나
첫째 기저귀 속 응가 네덩이 꿈꿔
포스코 최정우 회장 방문도 화제
회사 도움으로 현실 어려움 덜어
행복한 육아로 좋은 에너지 줄 것

[fn이사람] "회장님도 응원한 네쌍둥이, 태몽부터 특별했죠"
25일 포스코 김환 사원과 박두레씨 부부가 자녀들과 웃고 있다. 맨 앞이 첫째 김우리이고 네 쌍둥이인 김무열, 김문별, 김휘, 김겸(둘째줄 왼쪽부터)이 아빠, 엄마 품에 안겨 있다. 김환 부부 제공
"다둥이 가정을 꿈꿨는데 선물처럼 네 아이가 한 번에 찾아와서 놀랐죠. 육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회사에도 감사합니다."

김환 포스코 사원은 네쌍둥이가 태어났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의 아내 박두레씨는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네쌍둥이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첫째에 이어 여아 일란성 쌍둥이와 남아 일란성 쌍둥이가 동시에 세상에 나오면서 아이 5명의 부모가 됐다. 두 쌍의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은 7000만분의 1로 극히 희박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치는 복작복작한 가정을 꾸리자는 부부의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박씨는 "태몽부터 재밌었는데 꿈에서 첫째 아이의 기저귀를 치웠더니 아기 다리 사이에 응가 네 덩이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며 "여러 명이 한번에 태어나 육아를 한 번만 해도 되니 시간을 버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아이들 고민에 밤잠을 설치기도 일쑤였다. 김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당시 가지고 있던 준중형 차량에 태울 수 없으니 차를 바꿔야 하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에서 이사를 가야 하나 등 현실적인 고민이 들었다"고 전했다. 출산 후에는 쌍둥이 중 첫째인 문별이가 괴사성장염으로 여러 번 수술을 받아 부부의 가슴앓이도 심했다.

어려운 순간을 용기 있게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됐던 것은 회사의 아낌 없는 지원이었다. 출산친화제도를 운영하는 포스코는 난임 치료비 지원, 출산장려금 등을 통해 임직원의 임신, 출산, 육아를 돕고 있다. 김씨 부부는 네쌍둥이를 낳으면서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첫돌을 맞을 때까지 도우미 비용을 지원하는 자녀돌봄서비스를 받았다. 대가족 이동을 위한 9인승 카니발도 선물 받았다.

김씨는 "회사의 난임지원제도로 첫째와 네쌍둥이를 보다 수월하고 편한 마음으로 얻을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미숙아로 태어나고, 문별이는 장 수술로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꽤 들었는데 출산장려금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직접 부부의 집을 방문해 응원을 전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김씨는 "포둥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엎드려서 놀아 주시는 모습이 옆집 할아버지같이 친근했다"며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회장님이 직접 찾아와 격려해 주시니 아내에게 어깨가 으쓱했다"고 전했다.

이 부부의 철학은 행복한 육아로 아이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김씨와 박씨가 번갈아 6개월씩 육아휴직을 썼다.
하지만 네쌍둥이가 태어난 후에는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에 돌입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하는 기쁨이 배로 늘었다.

부부는 "앞으로 아이들이 크면 부모가 대신해주기보다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며 "아이들과 다채롭고 풍성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홀로 육아를 하시는 많은 분들의 고됨을 저희도 잘 알기에 '오늘 하루 잘 해내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