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대신 합병 법인이 상장사로
기업 편의성 높여 비중 확대 추세
상장일 대비 주가 흐름도 양호
라온텍, 주가 143%↑ 상승률 1위
스팩(SPAC·특수목적법인) 중에서도 '소멸합병'을 찾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존속합병'과 달리, 합병 법인이 상장사가 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소멸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상장일 대비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선호도가 소멸합병으로 쏠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합병(존속·소멸) 상장사 10곳 가운데 6곳은 소멸합병 상장사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해도 소멸합병 상장사는 4곳으로 전체(17곳)의 2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0%로 껑충 뛰었다.
소멸합병은 스팩이 소멸되고, 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는 합병 방식으로 지난해 새로 시행됐다. 존속합병은 합병 상장 후 사업자 번호를 재등록해야 하고, 재무제표도 스팩 시절로 초기화되지만 '소멸 합병'은 합병 법인이 상장사가 될 수 있어 존속합병의 약점을 보완하고, 기업의 편의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멸합병을 선택한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다. 올해 소멸합병을 통해 상장한 6곳 가운데 3곳은 상장일 종가 대비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1곳은 보합이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설계기업 라온텍이다. 상장일(3월 9일) 5420원이던 라온텍의 주가는 이날 현재 1만3190원으로 143.35% 뛰었다.
소프트웨어업체 슈어소프트테크도 상장일 종가(7330원)보다 61.11% 높은 1만181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엑스게이트는 13.95% 상승했고, 팸텍은 상장일 종가(5990원)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의 선호가 소멸합병으로 쏠리면서 소멸합병 상장사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율촌, 크라우드웍스, 우듬지팜 등 3곳은 예비심사 결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코어라인, 러셀로보틱스, 유디엠텍 등 15곳은 스팩 소멸합병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만약 이들이 모두 상장할 경우 올해 스팩 소멸합병 상장사는 총 28곳에 이르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팩은 껍데기고, 사업의 실체는 상장법인이다. 존속합병의 경우 사업의 실체가 껍데기 회사로 바뀌는 부분이라 사업자번호를 바꾸는 등 기업이 사업을 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며 "소멸합병은 기업들의 편의성이 높아져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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