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00% 이내로 한도제한
당국 "기준 초과 증권사 없을 것"
SG證 사태후 증권사 빚투 줄었지만 신용공여 잔고 연초보다 5조 많아
업계 "중소형사 한도 초과 우려"
금융당국이 차액결제거래(CFD)를 신용공여잔고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증권사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전망이다. '빚투'의 증가 속에 신용공여잔고 소진 사태가 벌어진 마당에 CFD가 더해지면서 '한도 초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용공여잔고 비율이 높은 중소형사들은 CFD 사업을 유지할지 고민이다.
■CFD+신용공여, 자기자본 100% 이내로
1일 금융당국의 '차액결제거래(CFD) 규제 보완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CFD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시켜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이내에서 관리한다.
CFD는 최소 증거금률 40% 적용으로 2.5배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신용융자와 유사하지만 장외파생상품이어서 한도에 제한이 없었다.
증권업계가 이번 보완방안에서 주목하는 대목이다. 주식매매시 CFD 거래 여부나 실제 투자자 유형 표기 같은 부분은 전산시스템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지만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묶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CFD가 추가되더라도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는 증권사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CFD 잔고와 신용공여잔고 데이터로 계산해본 결과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는 증권사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규정 개정 작업이 진행되겠지만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경우 원칙적으로 규정 위반에 따른 제제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변경을 증권사들이 예상치 못했다는 점에서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더라도 3개월 정도의 시간을 주고, 일시적으로 초과할 경우 구제할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CFD 취급 중소형 증권사 부담
금융당국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업계는 불안감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가 신용공여잔고에 들어오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신용을 더 할 것인지, CFD를 밀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며 "CFD나 신용을 많이 썼던 중소형 증권사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국회 이용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4조691억원인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4월 21일 기준 신용공여잔고가 3조7064억원, 신용공여잔고비율은 91.1%다. 3월 말 기준 CFD 잔고(5576억원)을 더하면 자기자본을 초과하게 된다.
그러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빚투'가 상당 폭 줄어 지금은 CFD를 포함해도 100% 미만이라는 금감원의 설명이다. 키움증권 외에도 CFD를 취급한 일부 중소형사는 이번 제도 변경으로 신용공여잔고비율이 상당 폭 상승하게 됐다.
최근 신용공여 만으로 증권사들의 한도 소진이 잇따랐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신용거래한도 소진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고,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은 신용융자 재원을 변경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현재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잔고는 40조3944억원 수준이다. SG증권발 폭락사태를 거치며 축소됐으나 올해 초(35조4374억원)에 비해서는 약 5조원 많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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