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이후 국회 '금지법' 강행
서비스 불가능… 적법성만 인정
이재웅 "정치가 혁신 주저앉혔다"
업계 "제2의 타다 사태 방지해야"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지만 여전히 제2의 타다 사태가 우려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1심 무죄판결 이후 국회에서 타다 서비스를 금지하기 위한 법안을 밀어붙이면서 이미 해당 서비스는 명을 다한 상태다. 업계는 타다금지법 사례처럼 소수의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혁신을 저해하는 정치권의 간섭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가 혁신 주저앉혀"
대법원은 1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쏘카 이재웅 전 대표와 타다 운영사였던 VCNC 박재욱 전 대표(현 쏘카 대표)의 무죄를 확정했다. 임차한 렌터카에 운전자를 알선해 소비자에게 이동서비스를 제공한 '타다 베이직'이 '불법 콜택시'가 아닌 적법한 서비스였다는 최종 판단이다.
이에 당사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서 혁신을 주저앉혔다"며 "함께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가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이동의 선택을 반겼던 사람들은 다시 이동의 약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혁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저앉힌 사람들은 여전히 기득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VCNC는 2018년 10월 타다를 출시한 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기반으로 서비스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모으고 268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택시조합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택시면허 없이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1심 타다 무죄판결 이후 1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VCNC도 해당 사업을 포기했다.
법 개정은 택시면허 없이 렌터카 기반의 시내 운영 유상여객운송 서비스 방식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 유형을 3개 분야로 나눴는데, 당시 타다의 서비스와 같은 '타입1'에는 정부 인허가, 기부금 납부, 장소·시간 제한 등 독소조항을 포함시켜 사실상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스타트업계 "혁신 위협 '떼법' 그만"
최종심은 확정됐지만 모빌리티 업계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법 통과로 해당 서비스는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이번 판결로 적법성만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스타트업 업계는 소수의 기득권을 중심으로 혁신 서비스와 아이디어를 위협하는 '제2의 타다사태·타다금지법'을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타다금지법 이후 '이렇게 하면 결국 타다처럼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식과 함께 업계의 혁신 분위기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혁신산업엔 성역이 없다는 점을 정치권에서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법성이 아닌 정치권과 소수 이익단체의 영향력으로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이해관계자들의 눈 밖에 나면 힘들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보기술(IT)이 대부분의 산업군에 파고들면서 기존 사업과 신규 플랫폼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추세다.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의사·약사 단체, 프롭테크(부동산+기술) 플랫폼과 공인중개사협회 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의 공동대표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금도 의료, 법률, 세무 등 전문직역 서비스뿐 아니라 부동산, 숙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기존 사업자단체와 갈등을 겪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제2의 타다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두 산업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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