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된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태한이 결선 무대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또 하나의 승전보가 울렸다. 이번에는 성악 부문의 김태한(22·바리톤)이다.
4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대회 결과 2000년 태생의 순수 국내파 성악가 김태한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홍혜란(2011년), 황수미(2014년·이상 성악), 임지영(2015년·바이올린), 최하영(2022년·첼로) 등이 이 콩쿠르에서 수상한 바 있지만 남성 성악가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의 하나로,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된다.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온 김태한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바리톤 나건용 교수를 사사했으며, 현재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 등에서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김태한은 지난해 스페인 비냐스, 독일 슈팀멘,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등 3개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무대를 해외로 넓혔다.
이후 성악 부문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번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며 또 한 명의 'K-클래식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태한은 수상 직후 "이번 콩쿠르 준비를 위해 음악에 잠겨 살았던 것 같다"며 "세계 각국을 돌며 노래하는 오페라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 김태한(왼쪽)이 결과 발표 뒤 성악가 조수미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조수미는 수상 결과 발표 뒤 "나도 콩쿠르 우승을 많이 했는데, 내가 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며 활짝 웃었다.
조수미는 또 우승자 김태한 외에도 12명이 겨루는 결선 무대에 진출한 정인호(31·베이스), 다니엘 권(30·바리톤) 등 후배 성악가들에게도 격려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는 향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벨기에 마틸드 왕비가 직접 시상하며,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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