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KLPGA 통산 11번째 우승컵 품에 안아
오랜만에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 성공
롯데 후원사 주최 대회 첫 우승
"기쁘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될 정도로 행복"
최혜진이 통산 11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새로운 청라의 여왕이 탄생했다. [KLPGA]
【인천 = 전상일 기자】 새로운 ‘청라의 여왕’이 탄생했다. 이번에는 최혜진이다.
최혜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11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혜진은 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3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나흘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2위 정윤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이래로 줄곧 '롯데' 로고를 달고 뛰어온 최혜진은 후원사가 주최한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해 더욱 그 기쁨이 더했다. 최종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때 거둔 2승을 포함해 KLPGA 투어에서 4년간 무려 10차례 정상에 올랐고 2018∼2020년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말 그대로 KLPGA를 휩쓸었다. 가장 마지막 우승은 2020년 11월 15일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이었다.
작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최혜진은 지난 5월 29일 끝난 E1 채리티 오픈부터 KLPGA 투어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최혜진은 최종일에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KLPGA]
최혜진이 3일 인천 청라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청라CC에서 열린 롯데오픈 3라운드 8번홀에서 그린을 파악하고 있다.[KLPGA]
최혜진은 지난해 LPGA 투어에 진출해서도 아직 우승 트로피를 안아보지 못했다. 그것이 유일한 커리어의 오명으로 남아있는 최혜진이지만, 오랜만에 국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활짝 웃을 수 있었다.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혜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내며 1타밖에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정윤지-이소영도 타수를 줄이지 못해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후반 들어 샷이 흔들렸다. 10번 홀(파5)에서 1타를 잃었다. 13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내는 바람에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다.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이소영이 2타차로 따라붙었다.
분위기가 이소영쪽으로 급격하게 쏠린 가장 위험한 순이었다. 그러나 최혜진은 14번 홀(파5)부터 18번 홀(파4)까지 내리 4개 홀에서 모두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2위 그룹에게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타차로 맞이한 18번 홀에서 선 최혜진은 두 번 만에 온그린에 성공하며 가볍게 파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오랜만에 자신있게 경기에 임했다. 최혜진 답게 경기했다.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KLPGA]
한편, 정윤지는 이날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이날만 3타를 줄이며 공동 3위(11언더파 277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소영, 이소미, 김지수가 김효주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에 합류했다. 디펜딩 챔피언 성유진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공동15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는 챔피언 최혜진 [KLPGA 제공]
우승자 최혜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려 3년만에 우승하게 됐다. 기쁘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것 같다. 너무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 기분으로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에는 내가 좀 더 자신 있게 샷을 했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그러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좀 더 최혜진 답게 경기했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가는 최혜진은 1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LPGA 메이어 클래식부터 LPGA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